올 한해 출하량을 두 배 이상 높인 ARM 기반 PC 열풍이 내년에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애플과 퀄컴 등 주요 업체가 성능을 향상시킨 ARM 기반 프로세서를 투입하고 미디어텍도 크롬북을 넘어 ARM 기반 윈도 PC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애플이 내년에 투입할 M2 칩은 전 세대 대비 CPU와 GPU 성능이 1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퀄컴도 누비아 팀이 직접 설계한 새로운 PC용 AP를 기반으로 인텔 코어 i7 이상의 성능을 내는 새 칩 시제품을 이르면 내년 8월부터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한다.
미디어텍은 주요 판매처가 교육 기관 등에 한정된 크롬북 대신 윈도 PC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그래픽칩셋 지원, 드라이버, 기존 인텔/AMD 기반 응용프로그램 실행(에뮬레이션) 등 윈도 구동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 애플, 내년 M2칩 PC 투입 예정
애플은 자체 설계 프로세서인 M1·M1 프로·M1 맥스 등을 탑재한 노트북과 일체형 PC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 10월 중순 "2021년 ARM 칩 기반 노트북 시장은 지난 해 대비 판매 금액 기준으로 3배 이상인 9억4천900만 달러(약 1조 1천234억원)"라고 예상했다. 또 이 중 79% 가량을 애플이 차지할 것이라고 봤다.
애플은 여기에 더해 CPU·GPU 성능을 10% 이상 향상시킨 M2 칩 탑재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등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M1 칩 탑재 맥북에어와 달리 디자인과 색상 등에서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라 업그레이드 수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 퀄컴, 인텔 i7급 성능 내는 칩 만든다
2017년부터 ACPC(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내세웠던 퀄컴도 새해부터는 성능 강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달 초 미국 하와이에서 진행된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기간 중 공개된 스냅드래곤 8cx 3세대는 인텔 11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를 겨냥했다. 전 세대 대비 싱글스레드(1코어) 성능은 최대 40%, 멀티스레드(8코어) 성능은 최대 85% 향상됐다.
미구엘 누네스 퀄컴 ACPC 담당 부사장은 "올 3월 인수한 누비아 팀이 설계한 새로운 코어는 더 높은 성능을 내는 제품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코어 i7과 경쟁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퀄컴은 새로 개발한 PC용 스냅드래곤 칩 시제품을 내년 8월부터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적용한 실제 제품은 오는 2023년 출시될 전망이다.
■ 크롬북 이어 윈도 PC로 확장 노리는 미디어텍
미디어텍은 크롬OS 기반 크롬북 등으로 올해 ARM 기반 노트북 시장에서 18%(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기준)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단 크롬북은 개인이나 기업보다는 각급 학교 등 교육기관을 주요 시장으로 삼는다.
매년 교체 등으로 일정한 수요를 확보해도 다른 시장으로 확장하기는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IDC 역시 "교육 시장 수요 포화로 올 3분기 크롬북 출하량이 2020년 대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확장성이 아쉬운 미디어텍은 자연히 ARM 기반 윈도 PC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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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리싱(蔡力行) 미디어텍 CEO는 지난 10월 "ARM 기반 윈도 PC 시장에 진출할 의사가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기술력과 IP(지적재산권)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바로 빛을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드로이드 어서리티에 따르면 지난 11월 새 AP '디멘시티 9000' 공개 당시 핀바르 모이니한 미디어텍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그래픽칩셋 드라이버와 x86/x64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