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0건. 이것이 현행 비대면 진료에 관한 사실적 수치다. (중략) 우리나라 의료 기술과 IT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두 기술을 결합한다면 의료서비스 발전은 물론, 국민 건강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뉴노멀, 비대면진료의 미래’ 토론회에서 비대면 진료에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에 반박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안전성, 접근성, 편의성을 고려해 제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의사회 이세라 부회장은 참여 의사에게도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닥터나우 "비대면진료, 의료사고 0건...시간·비용 고려한 효과적 진료 체계"
장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재까지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사고가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300만 건을 돌파한 비대면진료는 76.5%가 1차 의료기관에서 이뤄졌으며, 경증 환자 중심 비대면 진료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의료사고는 0건이다. 이것이 현행 비대면 진료에 관한 사실적 수치”라고 밝혔다.
또 장 대표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7회로, OECD 평균 세 배에 이를 정도로 국민이 자주 병원을 방문한다”면서 “경증 환자, 반복 처방 환자는 아직도 짧은 진료를 받기 위해 평균 20.8분을 대기해야 한다. 병원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을 생각하면 현행 비대면 진료는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진료 체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도 이미 비대면진료가 합법화되고 있으며, 관련 산업도 매우 빠르게 활성화되는 중”이라며 “현재까지 우리나라 비대면진료 상황은 매우 미약하다. G7 모든 국가, OECD국가 37개국 중 32개국이 코로나19 이전에 비대면 진료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원격진료 시장은 연평균 38.2% 성장 중이다. 미국에서는 텔라닥, 중국에서는 핑안굿닥터, 일본에서는 네이버 라인 헬스케어가 원격 진료 산업에서 매우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의료 기술과 IT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다면 의료 서비스 발전은 물론, 국민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우리 삶은 급격하게 온라인,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됐다. 의료 영역에서도 비대면 진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비대면 진료는 의료 접근성 향상에 크기 기여해, 만성 질환자부터 직장인, 주부, 거동이 불편한 환자, 자가격리자, 의료 취약 지역 주민 등에게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은 “우선 (비대면진료를)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거주지 주민에게 진료 범위를 제한하면서 시작하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되, 초진은 반드시 대면 진료를 하게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또 대면 진료를 보게 하는 방안을 적용하면 충분히 의료진도 받아들이고, 국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서울시의사회 이세라 부회장 "개인적으로 동의하나, 참여 의사에게 이익 줘야"
서울시의사회 이세라 부회장은 (의료계) 전체 단체의 입장은 원격진료에 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부회장은 원격 진료에 참여하는 의사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공리적 찬성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원격 진료)을 진행하면서 의사 직역에게 어떤 이익을 주며 같이 하자고 제안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대한내과의사회, 서울시의사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의사 중 5~10%는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아무런 이익이 없다면 참여 의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익 발생 여부, 그리고 (참여 의사에게) 어떤 편의성과 보호를 해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며 “그 부분들을 정치인, 정부, 산업계, 의사들이 같이 고민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지금 재택 치료에 의사들이 그나마 참여하는 것은 일부 경제적 이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무시한다면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다. 의료에 대해서만 그렇게(경제적 이익과 무관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이다.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건복지부 "안전성·접근성·편의성 고려해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 검토"
보건복지부 고형우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비대면 진료는 복지부의 오래된 숙제다. 비대면 진료 추진을 검토 중이며, 안전성, 접근성, 편의성을 고려해 제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 과장은 “비대면 진료 312만 건 중 현재까지 의료사고가 없어 안정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라며 “(비대면 진료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등이 법안을 마련 중이고 복지부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의료계와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앞으로 5년, 길게는 2~30년을 내다보며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전문가 단체, 시민단체 등 여러 의견 들고 (비대면 진료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되, 비대면 진료를 보완재 성격으로 우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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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의사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는 이세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의견에 대해서 고 과장은 “의료 서비스에는 돈이 든다. 국민 의료비는 국민이 동의하는 수준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고 과장은 또 “비대면 진료 시행으로 지금보다 진료비가 30% 늘어난다면 사실 실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의료비 시스템을 설계해, 국민, 의료계, 산업계가 다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제일 좋다. 비용 문제도 고민해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