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법률 서비스에 이어 의료업으로까지 플랫폼과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비롯한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의 약진에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등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신생 스타트업을 상대로한 기존 사업가 단체의 과도한 견제가 부당하다며 플랫폼과 전문직 단체간 갈등에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처방약 배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의료 플랫폼이다. 작년 11월 출시된 닥터나우는 올해 9월 기준으로 150여 곳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고, 앱 이용 누적 30만 건, 앱 다운로드 수 27만 건, 의료 사고 0건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새한창업투자, 해시드, 크릿벤처스 등으로부터 100억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해왔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비대면 진료의 한시적 허용 계획을 밝히며, 적용 기간을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 단계의 위기 경보 발령 기간’이라고 규정했다.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이달 18일 비대면 진료를 합법화하자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최 의원 등 12명 의원은 “의료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반영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되, 그 목적 및 활용을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명확히 하고자 한다”며 “비대면 진료 시 준수사항과 책임소재를 구체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안전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3개 보건의약 단체는 지난 25일 설명서를 내고 정부와 여당은 원격의료 확대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비대면 진료 플랫폼 허용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순히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환자 대면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이는 결국 국민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비대면 진료에 대한 거부 입장을 견지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한 플랫폼업체가 대규모 외부 투자를 자랑하며 서비스 무료 제공을 광고하고 이용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닥터나우 서비스를 정조준해 비판했다.
닥터나우 "비대면 진료, 국민 편익 제고해...공포심 조장보다 건설적 논의해야"
닥터나우 임경호 부대표는 2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비대면 진료가 국민의 편익을 제고하는 것은 사실이고, 보건 당국과 국회에서도 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안착시키는 방향으로 고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부대표는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며 더 안전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데, 지금의 약사회와 같이 막연한 공포심을 계속 불러일으키고 조장한다거나, 허위사실을 퍼뜨리며 대책없는 비난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도 기존 전문가 집단과 플랫폼 사이의 반복되는 갈등에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며, 신생 스타트업을 상대로 기존 단체의 과도한 견제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관련기사
-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100억원 투자 유치2021.10.13
- 장지호 닥터나우 "비대면 진료 정부 감독·관리 체계 필요"2021.10.08
- 디캠프 8월 디데이, '닥터나우' 우승2021.08.27
- 바로고, 닥터나우 처방 약 배달한다2021.08.04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신산업에 대한 이슈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스타트업은 이제 시작하는 업체들인데 기존에 사회에서 이미 힘을 갖고 있는 직역 단체들이 너무 견제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정부가 규제샌드박스와 같이 일정한 기간을 주고 그 틀 안에서 자유롭게 사업 활동하게끔 해주고,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중재를 해주는 방식이 맞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한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비대면 진료 분야에서 백억 대 투자금을 유치하는 스타트업이 나왔고, 수십 개의 비대면 진료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데, 기득권 때문에 이를 없던 것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떠한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