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1일부터 국내 스마트폰에서 eSIM 서비스가 도입된다. 플라스틱 카드 형태의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교체하지 않고, 단말에 내장된 칩에 전자적으로 가입자 프로파일을 내려 받는 식이다.
기존 USIM과 eSIM을 함께 활용할 경우 휴대폰 하나로 서로 다른 통신사에 가입해 2가지 번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업무폰과 개인폰을 구분하지 않고 휴대폰 기기 하나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세계적인 eSIM 확산 추세에 맞춰 국내 이용자 편익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 eSIM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스마트폰 eSIM 서비스는 내년 9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도개선, 시스템 개편, eSIM스마트폰 출시 등 eSIM 상용화를 위한 제도적 기술적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
eSIM(embedded SIM)의 기본적인 역할은 USIM과 동일하다. 하지만 USIM과 달리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이용자가 QR코드 등을 활용해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형태다.
지난 2016년 글로벌 표준화 규격이 마련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69개 국가 175개 통신사가 eSIM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알뜰폰 사업자인 KCT가 지난해 7월 스마트폰에 eSIM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통신 3사는 스마트워치에서 eSIM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7월부터 이동통신사, 제조사, 유관기관 등과 eSIM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다.
■ 비대면 개통 편리해져...특화망 활용도 눈길
eSIM은 USIM과 달리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를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도 개통할 수 있다. 통신사 대리점이나 편의점을 방문해 유심 카드를 구입하지 않고 간편하게 비대면 온라인 개통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eSIM은 알뜰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뜰폰 회사들은 주로 편의점 유심과 직영몰 등 온라인 유통망 갖추고 있다.
eSIM과 USIM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업무폰과 개인 용도 휴대폰을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해외 이동이 잦은 이들은 국내용과 해외용으로 편리하게 나눠 사용할 수도 있다.
eSIM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은 2천750원으로 USIM에 비해 저렴하다. 별도 판매 제품을 제작할 필요없고 오프라인 유통망도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USIM 카드 판매 가격은 7천700원이다.
다만 재활용이 가능한 USIM과 달리 eSIM은 현재 표준 상 프로파일 재다운로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기기변경 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GSMA는 재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특화망 사업자들도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해 상용망과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eSIM도입으로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특화망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eSIM 도입 제도 정비부터
우선 eSIM 도입을 위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현행 상호접속과 무선설비기술은 USIM을 기준으로 SIM 개념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eSIM도 명확히 포함하도록 개정해 법령상의 SIM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
eSIM 도입으로 듀얼심 이용이 가능해져, 듀얼심 단말의 선택약정 요금할인 적용 기준을 고시 개정을 통해 명확하게 할 필요도 있다. 단말기 구입 시 가입한 첫 번째 회선 이후 추가 개통 회선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토록 한다.
eSIM 서비스 제공을 위해 통신 3사의 시스템이 eSIM과 듀얼심을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알뜰폰도 eSIM 개통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eSIM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eSIM 서비스와 단말은 글로벌 표준인 GSMA 표준을 따르도록 해 해외 통신사와 해외 출시 단말과의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 GSMA의 보안인증을 거치는 한편 프로파일 다운로드 시 암호화된 통신을 이용하도록 하여 최소 USIM과 동등한 수준의 eSIM보안성을 확보한다.
단말기 분실과 도난 체계 개선할 필요도 있다. 스마트폰은 단말기 고유 식별번호(IMEI)를 기준으로 분실 도난 여부가 확인되는데 듀얼심 단말은 IMEI가 2개이므로 이용자가 해당 IMEI를 모두 분실 도난 신고해야 두 회선 다 사용차단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IMEI 사전등록 서비스를 구축키로 했다.
단말기를 기준으로 지급돼야 하는 보험금의 경우 보험사 간 보험금 보상이력을 IMEI 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하도록 해 중복 부당수령을 방지할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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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IM 서버 공급의 80%를 유럽 회사 세 곳이 점유하는 점을 고려해 국내 eSIM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차관은 “국내 스마트폰 eSIM 서비스가 시행되면 이용자 편익이 제고되고, 알뜰폰 활성화 등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스마트폰 eSIM서비스 상용화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앞으로도 이동통신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여 이동통신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