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중위부터 기후협약까지…'2050 탄소중립' 기반 다졌다

[2021 결산: 탄소중립] 숨가쁘게 달려온 탄소중립 여정

디지털경제입력 :2021/12/11 08:37    수정: 2021/12/14 11:17

올 한 해는 석탄화력 발전을 종식하기 위한 전 지구적 용틀임이 본격화됐다. 당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이른바 '브릭스' 국가 역시 참여했다. 각국 정상은 2050 탄소중립을 향한 도전적 합의를 도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물론 괄목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파리기후협약 이후 실질적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국 역시 2050 탄소중립을 향한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올 한 해 정부는 탄소중립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계획 설정(NDC), 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여에 이르기까지 탄소중립에 전력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탄소중립을 향해 쉼 없이 돌아갔던 올 한해 여정을 기록했다.

■2050 탄소중립 위한 초석 마련되다... 탄소중립위원회 발족

기후회의와 총리실 소속 녹색성장위원회로 제각각이었던 탄소중립 컨트롤타워가 지난 5월 '2050탄소중립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위원회는 공동위원장(국무총리, 민간위원장), 당연직 정부위원(18명), 각계를 대표해 위촉된 민간위원(77명)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는 기획재정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산림청 차관급이 참여하고 국무조정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2050 탄소중립 추진 범부처TF’를 출범하고 위원회 설립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한 바 있다.

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최상위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다. 위원회는 향후 30년간 탄소중립 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 경제·산업·사회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시 정부 관계자는 "공정하고 포용적인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국가의 주요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등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연직 정부위원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민간위원들은 앞으로 위원회 운영을 주도하도록 했다. 

당시 녹생성장과 글로벌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회의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위원회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위원회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후변화 파리협정 이행의 원년이자 우리나라에서 P4G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위원회가 탄소중립 달성의 굳건한 주춧돌이 돼 튼튼한 대들보와 같은 정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위원회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폭 상향한 NDC 감축안 발표"산업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처사" 비판도

정부는 지난 10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탄소중립을 향한 본격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보다 2030년까지 NDC를 기존 26.3%에서 40%로 대폭 상향했다. 지난 2016년 최초로 2030 NDC를 수립한 이후 국내외 감축비율 조정 등은 있었지만, 대대적인 목표 상향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앞서 국회는 8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해 NDC 하한선을 기존 26.3%에서 35%로 대폭 올린 바 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기준연도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감축률을 고려할 때 2018년 대비 40% 감축목표는 매우 도전적인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비중이 높은 산업의 경우 석탄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술 개발 및 혁신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연료 및 원료 전환 등의 감축 수단을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해외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감출율은 단연 높았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평균 감축률은 4.17%로 영국과 미국의 2.81%, 유럽연합(EU)의 1.98%보다 높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산업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급진적 상향안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정부의 이같은 NDC 상향안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곧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데 이에 맞춰 본인의 치적, 공적으로 하기 위해 넷제로와 2030년 40% 감축을 하라고 한 것 아닌가”라고 성토한 바 있다.

■진통 끝 COP26 참석한 정부글래스고 기후합의문에 서명하다

세계 기후변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COP26이 지난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막을 올렸다. 감축·적응·재원·기술이전 등의 분야에서 총 90여 개 의제가 논의되는 만큼 각국의 치열한 협상이 시작된 것.

특히 올해는 파리협정이 본격 이행되는 원년이었던 상황. 당사국총회에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보다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각국의 격론이 예고됐다.

COP26엔 197개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포함해 4만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교체수석대표 김효은 기후변화대사)로 11개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다.

약 2주간 이어진 회의에서 참가국은 당초 폐막일을 하루 넘기며 치열하게 협상했다.

대표 결정문으로 선언한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에는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인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촉구하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 합의문에 석탄과 화석연료가 언급된 것은 처음이었다. 다만 중국과 인도 등의 저항으로 끝내 석탄 발전 문구가 '중단'에서 '감축'으로 바뀌었다.

각국은 내년에 2030 NDC를 지구 온도 1.5도 이내 상승 억제에 맞게 다시 내기로 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환경부)

일부 개도국이 강하게 반대하던 NDC 공통 이행기간은 미국과 중국이 5년 설정에 합의함으로써 협상 돌파구를 마련했다. 모든 당사국이 동일하게 5년 주기로 설정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2025년에는 2035년 NDC, 2030년에는 2040년 NDC를 제출한 이후 매 5년마다 차기 NDC를 제출하게 된다.

또 파리협정 6조인 국제탄소시장 지침을 타결해 '파리협정의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을 완결했다. 국가간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명하고 통일된 국제규범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6년간 치열한 협상 끝에 완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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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쟁점이던 국제 감축실적의 상응조정(이중사용 방지) 방법은 미국 등이 제안한 중재안이 당사국들의 동의를 얻어 합의를 도출했다.

탄소배출 감축분이 거래 국가 양쪽에 모두 반영하되, NDC로 사용되는 목적 외 민간이 자발적 탄소중립 달성 공약을 위해 6조4천억원 감축 실적을 구매하는 경우 등 기타목적으로 허가되지 않은 실적은 상응조정 대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