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韓서 OTT만 노리는 게 아냐"…통신사 통해 커머스 채널 확보

KT·LGU+ 매장서 디즈니 굿즈 판매…전문가 "IP 기획 때부터 다양한 사업 고민 추세"

방송/통신입력 :2021/12/10 17:17    수정: 2021/12/11 21:19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제휴를 맺은 국내 통신사들이 각각의 통신 매장에 디즈니 굿즈(상품)를 팔기 시작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의 유통 전문 자회사 KT M&S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정식으로 디즈니굿즈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LG유플러스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디즈니 굿즈를 판매한다.

이에 대해 단순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밀어주기 위한 마케팅이라기보다, ‘지적재산권(IP) 활용 가치의 극대화’라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큰 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 M&S가 서울 타임스퀘어에 개소한 디즈니 굿즈 판매점.

이제 막 OTT로 국내에 진출한 우리나라 소비자 관점에서는 OTT 가입자 유치를 위한 국내 통신사들과의 협공으로 볼 만하나, 디즈니 본사 입장에서는 엄연한 커머스 사업이란 것이다.

이정민 CJ미디어경영연구원 매니저는 지난 3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OTT 플랫폼은 확장 가능성이 높다”며 “TV 대중매체, 영화뿐 아니라 디지털플랫폼으로서 확장성이 큰 매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국내 OTT들은 이런 식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진 않지만, 글로벌 톱 기업들을 봤을 때 (IP 활용 확대)이를 시도하는 것들이 보인다”며 “우리나라 OTT 회사들도 5년 정도 내엔 시도해볼 것으로 기대되며, 결과적으로는 OTT 스트리밍 업체들이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를 동시에 공략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스퀘어 디즈니 굿즈 판매점 모습

특히 KT M&S는 최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디즈니 굿즈 전문 매장을 열었다. KT 통신 매장에서 '숍인숍' 형태로 통신상품과 디즈니 굿즈를 함께 파는 것과 달리, 타임스퀘어 판매점에서는 KT나 OTT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300여종의 디즈니 굿즈만을 취급했다.

이로 미뤄볼 때 디즈니 본사가 노리는 'OTT+커머스' 사업의 복안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사들도 자사 상품을 함께 결합해 팔 수 있는 마케팅 기회로 여기고 있다.

IPTV 디즈니+로 독점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는 디즈니 굿즈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일부 매장에 마련한 디즈니+ 체험존에서는 디즈니+ 외에도 아이들나라, 보안 상품 등 LG유플러스의 다양한 홈 상품이 함께 소개되고 있다. KT도 통신매장에서는 디즈니+를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 상품 등을 안내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강남 직영점에 마련된 디즈나 굿즈와 디즈니+ 체험존.

넷플릭스도 더 이상 OTT 경쟁업체들과 제한된 시장에서 ‘이용자 뺏기’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커머스 신사업을 펴고 있다. 미국에서 넷플릭스 ‘기묘한이야기’, ‘야스케’ 등 콘텐츠 IP를 활용한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숍을 선보였고, 다른 국가에도 서비스 할 예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넷플릭스도 디즈니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OTT 진작용 마케팅이 아닌 커머스 분야 신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애니메이션 IP를 보유한 월트디즈니컴퍼니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의 테마파크 사업과 굿즈 사업을 해오다 OTT 산업에 진출한 것이어서, 넷플릭스의 사업 행보가 오히려 역으로 진행된다고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3월 나이키 제품 기획 담당으로 일하던 조시 시몬스를 영입해 상품개발 부서로 배치했으며, 해당 부서 직원을 20명에서 60명으로 늘렸다.

관련기사

서울 삼성역 코엑스에 설치된 지옥 캐릭터 설치물.

더불어 넷플릭스가 올해 국내 마케팅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오프라인 공간에 설치한 홍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달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삼성역 코엑스에 지옥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매니저는 "이제는 OTT 업체들이 IP의 기획 개발 단계부터 다각화 사업을 염두에 두고, 단순히 시청용이 아니라 어떻게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한다"며 "문화 콘텐츠로서의 진화가 주요 트렌드가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