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그래픽 메모리 용량을 2배 이상 늘린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다음 달 하순 시장에 투입한다. 그래픽 수준을 높인 상태에서 4K 해상도로 게임 실행이 불가능했던 기존 6/8GB 메모리 탑재 제품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다.
RTX 2060 12GB 버전은 지난 8일부터 미국이나 유럽 등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일부 유통사도 국내 시장에 이들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원래 의도와 달리 암호화폐 채굴 용도로 전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 "엔비디아, 메모리 용량 늘린 그래픽카드 출시할 것"
10일 국내외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유통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다음 달 말 지포스 RTX 3090 Ti, RTX 3080 12GB(LHR), RTX 3070 Ti 16GB 등 그래픽카드 3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보낸 메일에서도 확인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조사 관계자 역시 메일 사본 중 일부를 공유하고 "다음 달 하순 이후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IT매체 톰스하드웨어도 대만 제조사 기가바이트가 최근 ECC(유라시아 경제 공동체)에 제출한 전파인증 신청서를 토대로 "엔비디아가 기존 RTX 3080 등 그래픽칩셋에 고용량 메모리를 더한 그래픽카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 4K 해상도 게임 구동 위해 메모리 10GB 이상 확보
RTX 3080 12GB(LHR)와 RTX 3070 Ti 16GB 등 두 제품은 모두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 성능을 제한하는 LHR(로우해시레이트) 기능을 적용했다. 그러나 LHR 기능을 우회하는 레이븐코인 등 새로운 암호화폐가 등장해 현재는 거의 효력을 잃었다.
또 다른 그래픽카드 제조사 관계자는 "LHR 기능의 취약점을 펌웨어나 드라이버 등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적으로 보완해 암호화폐 채굴 효율을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 메모리 용량이 기존 출시 제품 대비 두 배 늘어나는 것도 암호화폐 채굴과는 무관하다. 이 관계자는 "암호화폐 채굴시 그래픽카드 메모리 용량은 최대 6GB 정도를 활용하는데 이는 기존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메모리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갓폴'(Godfall) 등 일부 게임을 4K 해상도로 실행하면 10GB 이상을 쓰기 때문에 지금까지 출시된 그래픽카드로는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암호화폐 채굴이 아닌 고해상도 데이터 처리를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 RTX 2060 12GB 조용한 출시...국내 판매 여부 미정
엔비디아가 8일 글로벌 출시한 지포스 RTX 2060 12GB 버전은 기가바이트, 조택, 갤럭시, 팰릿 등 제조사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먼저 공급되고 있다.
관련기사
- 엔비디아, ARM 인수 불발되나2021.12.06
- 주연테크, AMD 게임용 노트북 '리오나인 젠' 4종 출시2021.11.16
- 엔비디아, 2년 전 출시했던 그래픽카드 'RTX 2060' 재출시...왜?2021.11.10
- 엔비디아,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번들 제공2021.10.06
이들 제품은 풀HD(1920×1080) 해상도에서 중상급 정도의 그래픽 수준으로 게임을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원래 의도와 달리 암호화폐 채굴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들 제품은 유럽 시장에서 550유로(약 74만원, 부가세 포함) 전후로 거래된다. 국내 일부 유통사도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 미리 제품 정보를 등록했다. 판매 일정과 가격 등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