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전망을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8일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KoVRA)가 주최한 ‘2021 확장현실(XR) 기술 포럼’에서 막 태동한 메타버스 산업에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효용 한성대학교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일어나면서, XR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고 운을 뗐다. XR은 가상·증강현실(VR·AR) 기반의 ‘혼합현실 기술’이다. 몰입·현장감을 더해, 끝없이 소통하고 확장하는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의 근간 기술로 꼽힌다.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전환)"
PC·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시대를 넘어 근래 메타버스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효용 교수는 “1천만명을 수용할 공연장은 이 세상에 없지만, 메타버스엔 존재한다”며 “국적·언어가 달라도 공연의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시공간을 초월한 혁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미지, 동영상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3D 플랫폼으로 무게가 실린단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메타버스 성장의 핵심 요소를 ‘디지털 휴먼’, ‘인공지능(AI)’, ‘대체불가토큰(NFT)’이라고 했다. 세 요건을 토대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탈중심적인 메타버스 세상을 그려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메타버스라는 또 다른 세상에서 가상 인간과 소통하고, 기술적 한계에 직면할 땐 AI로 이를 보완한다는 분석이다. AI가 고도화하면 현실 세계의 사회 문화적 측면까지 반영할 수도 있다. 또, NFT를 곁들이면 실제와 동일한 경제 시스템도 마련할 수 있다.
"인터넷 경험보다 나은 환경 조성 必"
메타버스 산업 종사자들은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기술 진보를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김재환 이브이알스튜디오 대표는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하려면, 소프트웨어 발전만큼 하드웨어도 진일보해야 한다”며 “극사실적인 시각 기술과 콘텐츠 등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정현 나인브이알 대표는 “VR 기술은 디바이스 가격과 휴대성 등이 한계점으로 지목됐다”면서 “향후 VR 하드웨어에 견고한 개발력이 뒷받침된다면, 메타버스가 커나가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정우 서틴스플로어 대표 역시 “준비할 게 많다”면서 “인터넷 경험보다, 더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메타버스가 전 분야를 망라할 순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박 대표는 “여행의 경우엔 직접 현장을 가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아날로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메타버스가 온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실을 모사한 메타버스가 모든 영역에서 이점으로 발현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김재환 대표는 “현실에선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메타버스에선 외려 저평가될 수 있다”면서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어도, 시간을 할애할 만한 지속성을 메타버스가 지녔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엄 대표는 “경제 활동은 물론, 재밌는 콘텐츠도 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아직 초기 단계…연구 축적해야"
국내 메타버스 산업 경쟁력을 두고, 박 대표는 “네이버 제페토가 2억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한 건 굉장한 일”이라며 “복수 서비스가 나오진 않았지만, ‘제2의 제페토’가 될 만한 사업자는 우리나라에 많다”고 했다. 메타버스에 경제 활동 체계를 더한다면, 해외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박 대표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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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도 화두에 올랐다. 이른바 ‘개방형 메타버스’로, 여러 사업자가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가능성 여부다. 박 대표는 “가능성을 보고 있는 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얼라이언스 출범"이라며 "그래픽 렌더링에 대한 표준을 정의한다면,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사업자들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연구도 필요할 전망이다. 김재환 대표는 "인터넷, 모바일도 그랬듯 혁신이란 건 수용 주기를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가 가져다 줄 사용자 만족감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막 태동한 산업"이라며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특정 집단에 대한 연구를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