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의 시계추가 더욱 빨라졌다. 특히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연료 패러다임 변화는 필연이다. 울산이 수소 산업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수소 선박·수소 인프라 등 수소 관련 산업 실증을 야심차게 준비해 2050 탄소중립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을 방문해서 처음 들른 곳은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다. 국내 유일의 수소 배관 공극방식의 수소연료전지 특화실증시설이다. 2014년 개발을 시작해 2019년 완공했다.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는 수소기술센터와 에너지기술센터 두 곳으로 나뉜다. 수소기술센터는 수소에너지산업 기반 구축과 수소산업 육성, 수소에너지 이용 확대 등 수소 동력 개발 전반에 관여한다. 에너지기술센터는 부유식 풍력 발전소 구축, 원전해체산업, 에너지신산업 창출 등에 사업이 이뤄진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TP) 에너지기술지원단장은 “울산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동안 수소타운을 운영해왔다”면서 “운영기간 안전과 관련한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울산에서 수소에 대한 수용성은 이미 인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소연료전지실증화 센터엔 연료전지에 관한 실증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두산퓨얼셀은 각각 연료전지 2MW, 440kW 규모 실증을 진행 중이다. 현대일렉트릭과 SK E&S 역시 울산에서 발전용 연료전지에 관한 실증을 준비 중이다.
울산은 친환경차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차 충전소가 대표적이다. 울산엔 수소차 2천300대가 운행 중이다. 수소충전소도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투게더수소충전소’라고 명명된 이곳은 하루에 5, 60대 가량 수소차량이 수소를 충전한다. 수소충전소는 압축기와 충전소 두 곳으로 구성된다.
충전요금은 kg당 7천원 꼴이다. 수소는 인근 덕양배관에서 공급이 시작된다. 이후 충전소와 석유화학단지를 경유해 최종적으로 ‘투게더수소충전소’로 수소가 조달된다.
통상 수소충전소는 수소차량(튜브 트레일러) 수송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곳 충전소는 수소 공급 배관을 통해 충전소에 수소가 직접 공급된다. 직접 공급 방식은 일본·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수소 산업이 차세대 에너지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레저용 수소 선박 개발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울산은 현재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적용한 친환경 소형선박 개발을 실증 중이다.
수소선박 제조 업체 빈센과 에이치엘비의 수소선박 2척이 울산항만 일대에서 운항 실증을 하고 있다. 각각 하이드로제니아선과 블루버드선을 운행하고 있다. 두 선박은 모두 수소와 보조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두 선박 모두 최대 10노트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하이드로제니아선 정원은 6명이고 블루버드선은 8명이다.
두 선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질이다. 하이드로제니아선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했고 블루버드선은 폴리에스터 수지에 섬유 등의 강화재로 혼합한 플라스틱인 FRP로 건조됐다.
한 번 충전 후 최대 6시간 까지 운항이 가능한 하이드로제니아선은 개발비 약 18억원에 2년이 소요됐다.
이철환 빈센 대표는 “수소 선박 중 운항 승인을 받고 시운전을 진행한 건 하이드로제니아선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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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수소 선박 모두 기술력은 상용화 하는 데 무리가 없다. 다만 현재 건조법과 선박검사법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선박을 상용화 하는 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노철민 에이치엘비 기술연구소 팀장은 “수소 선박 관련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관련 법이 언제 나올지 몰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빨리 법이 만들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