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미국)=권봉석 기자]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는 CMOS 센서로 입력받은 데이터를 처리해 사진과 동영상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칩셋이다. 색상 데이터를 쪼개는 비트 수가 높아질 수록 보다 사실에 가까운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지난 해 출시된 스냅드래곤 888에 내장된 스펙트라 ISP는 광각, 망원, 초광각 등 3개 카메라로 입력받은 사진과 동영상을 내부에서 14비트로 처리해 내보냈다.
그러나 퀄컴이 이번에 공개한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사진과 동영상을 18비트로 처리한다. 사진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아 세밀한 후보정에 쓸 수 있는 RAW 파일도 18비트로 기록된다.
30일 오후(현지시간) 진행된 스냅드래곤 8 1세대 기술 세션에서 주드 히프 퀄컴 부사장은 "18비트 색상 처리는 전문적인 카메라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며 스냅드래곤 888 대비 4천96배 더 정확한 색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야간 사진 한 장을 위해 30장을 투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사진이 기록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셔터 버튼을 누르는 시점 전후로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서 색상과 노출 등에서 최적값을 찾아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든다.
특히 빛이 충분하지 않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을 때 이용하는 야간 모드에서는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서 흔들린 화소는 제외하고 밝기는 살리는 방식을 이용한다. 겹치는 사진 장수가 많아질 수록 더 나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주드 히프 부사장은 "야간 사진 촬영시 스냅드래곤 888은 14비트 사진 6장을 겹쳐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었지만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18비트 사진 30장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처리를 위해서는 각각의 사진에 담긴 화소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연산 성능이 필요하다.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초당 3.2기가픽셀을 처리한다. 퀄컴은 이런 처리 방식에 '메가 멀티프레임 엔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AI를 활용한 사진 처리도 눈에 띈다. 초광각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경우 얼굴이 작아보이는 등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색상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워진다.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AI를 활용해 이런 현상을 최대한 실제 사진에 가깝게 보정한다.
■ HDR10+ 디스플레이 위한 8K HDR 영상 촬영
스냅드래곤 8 1세대는 8K 해상도 HDR 영상을 촬영한다. 촬영된 영상은 HDR10+를 지원하는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다. 배터리 소모도 전세대 스냅드래곤 888 대비 50% 가량 줄어들었다.
주드 히프 부사장은 현재 퀄컴이 개발중인 광각 카메라도 함께 소개했다. 렌즈를 두 개 장착한 카메라를 이용해 시야각을 140도로 넓혔다. 스마트폰을 든 손을 움직여서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해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지고 왜곡 현상도 실시간으로 보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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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퀄컴은 카메라 센서 세계 1위 기업인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과 함께 카메라 센서를 연구하는 공동 연구소를 퀄컴 본사가 위치한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운영할 에정이다.
주드 히프 부사장은 "이 연구소를 통해 퀄컴과 소니 양사의 신기술을 이용한 시제품을 보다 신속하게 만들고 빠른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두 회사가 함께 카메라의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