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미디어산업 선순환 과제...낡은 법부터 고쳐야"

홍종윤 서울대 교수, 미디어 생태계 현실 오징어게임에 빗대

방송/통신입력 :2021/11/17 16:53    수정: 2021/11/18 08:26

“2021년 국내 미디어 생태계는 오징어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지상파와 PP, 종편, 케이블TV, IPTV, 위성에 이어 국내 OTT와 글로벌 OTT까지 모두 들어와서 싸운다. 게임의 법칙은 20년이 지난 2000년 방송법 체제다.”

미디어 생태계 현황을 두고 흡사 실제 오징어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상파 재송신료, PP 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음악저작물 사용료와 같은 플랫폼 콘텐츠 거래 갈등이 20년째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7일 한국IPTV방송협회가 주최한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컨퍼런스에 발제를 맡은 홍종윤 서울대 BK교수는 웹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빗대 국내 미디어산업을 바라봤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PP 등은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경쟁 관계가 심화됐고, 전통적인 미디어 영역에 해당하는 이들은 규제 역차별 갈등이 가득하다.

전통 미디어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옛날 법이 개정되지 못하고 있고, 정책당국은 가이드라인이나 재허가 조건 등의 행정지도 방식으로 대응하는데 단기적 처방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를테면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만 보더라도 힘들게 가이드라인을 이끌어내더라도 근원적인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 가운데 전통 미디어 영역은 OTT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받아들였고 사업 모델이 상호 침투 구조라 규제 형평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동일 서비스 차등 규제 상황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도 보는 분위기다.

홍종윤 교수는 “각자도생과 이전투구가 가득한 게 국내 미디어 산업 생태계의 현실이다”며 “차기 정부에서 미디어산업 선순환을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말 그대로 현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에 만들어진 미디어 법체계에서 갖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미디어 정책 과제는 무엇보다 법제 정비가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법제 정비를 통해 방송통신 수평규제체계를 도입하고 공민영 체제의 재구조화 필요성을 꼽았다.

홍 교수는 “전송 계층과 콘텐츠 계층을 분리하고 동일 서비스는 동일하게 규제하면서 기술중립성을 지키는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면서 “방송과 VOD, VPS 등 시청각미디어 서비스의 분류체계를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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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수평규제체계 원칙을 세우고 세부 과제로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 유료방송과 OTT의 규제 형평성, 국내외 사업자의 규제 형평성을 꼽았다. 또 미디어 정책 담당 관할을 일원화하고 미래지향적인 규제와 진흥을 총괄하는 거버넌스 정비도 중요과제로 지목했다.

홍 교수는 또 “미디어에서 공공 여역과 민간 영역을 명확하게 분리해 정책과 규제의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공공 영역을 명확히 분리해야 공적책무를 강화할 수 있고, 민간 영역은 사후규제 만으로 혁신 경쟁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