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 어반베이스 "홈퍼니싱 산업 패러다임 바꿀 것"

하진우 대표 "내부 인테리어를 간편히 3D로 보여줘...내년 베트남, 싱가포르에 진출"

인터뷰입력 :2021/11/16 08:52    수정: 2021/11/16 13:16

홈퍼니싱(Homefurnishing)이라는 말이 있다. 집(home)과 단장(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나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집안을 꾸미는 걸 말한다. 2014년 6월 설립된 어반베이스는 일반인도 3D 기반의 입체적 홈퍼니싱을 간편히 볼 수 있게 해주는 회사다.

15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클릭 한번으로 현재 살고 있거나 살고 싶은 아파트를 3D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였다"면서 "가구 및 가전은 물론 생활용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을 3D로 실제 거주 공간에 맞춰 인테리어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아파트 가구 수는 1천만 정도 된다. 어반베이스는 전국 95% 이상 아파트의 3D 도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 대표는 "홈퍼니싱 분야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면서 "이미 일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데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하진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반베이스는 어떤 회사인가

"건축가 출신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2014년 6월 설립했다. 실내 공간정보를 활용한 콘텐츠 및 가상현실(VR) 플랫폼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건축물의 2D 도면을 수 초 만에 3D로 변환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갖고 있다."

-창업 동기가 궁금하다

"평소 건축주와 건축가간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비 전공자인 건축주가 도면을 해석하고 상상하기란 힘들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플랫폼을 통해 도면을 업로드하면 3D 파일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오큘러스'같은 VR 디바이스를 사용하면 더 몰입감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때 이름은 HUD(헤드업디스플레이)였다. HUD는 조종사의 생명을 좌우하는 디스플레이다. 항공기 외에 BMW같은 고급차에 들어가있다. 공동설립자 4명이 모두 공군 장군 출신이여서 회사 이름을 처음에 HUD로 지었다. 산업과 인류의 나침반 같은 회사가 되고 싶었다. 현재의 어반베이스는 2016년 6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의 뒤에 있는 사진은 그가 좋아하는 윈스턴 처칠(윗쪽)과 90년대를 상징하는록스타 커트 코베인이다.

-첫 서비스는 언제 론칭했나

"2016년 7월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당시 국내 첫 3D 기반 VR 홈퍼니싱 서비스였다. 서비스 이름이 회사 이름과 같은 ‘어반베이스(Urbanbase)'다. 실내 인테리어를 3D로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3D는 무겁다. 그런데 무거운 이 3D를 인터넷(웹)에 접속해 바로 돌아가게 한다는 건 당시만 해도 '큰 사건'이였다."

-회사 이름과 같은 '어반베이스'는 어떤 서비스인가

"기존에는 아파트 실내공간을 보려면 직접 방문하거나 평면도면 또는 사진으로만 봐야 했다. 이를 마우스 클릭만으로 실내공간을 직접 돌아보는 것과 같은 현장감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한 서비스가 '어반베이스'다. 사용자(아파트 입주자)가 직접 홈데코 소품과 벽지, 바닥재를 3D로 배치해 볼 수 있고 이들 배치에 따른 집안 분위기를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품 정보와 제조사 판매처 정보도 확인 할 수 있다. 기존에도 3D로 실내공간을 만들고 꾸미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하지만 사용자가 평면도를 해석해 직접 그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주로 관련 분야 종사자들만 사용했다. 우리 제품은 일반 소비자도 웹 접속만으로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주로 기업 고객(B2B)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해왔다. 일반인들이 3D 인테리어부터 시공까지 해 볼 수 있는 올인원 인테리어 서비스다."

-기업 고객은 얼마나 되나. 기업용 솔루션은 일반인용과 어떻게 다르나

"기업 고객용은 ERP 등도 들어가 있다. 일반인용과 달리 유료서비스다. 일종의 플랫폼이다. 기업 고객은 50곳 정도 된다. LG전자가 첫 기업고객이였다. 전국 600여 개 LG전자 베스트샵 매장에 ‘홈디자이닝 VR’ 서비스를 API 형태로 제공했다. LG전자 베스트샵에 방문한 고객들이 태블릿 PC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실내공간과 구매하려는 제품을 3D로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 외에 퍼시스그룹(일룸+데스커), 에이스침대 등 국내 홈퍼니싱 10대 기업 중 6곳이 우리 제품(플랫폼)을 사용한다."

-B2C 베타서비스의 일반인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

"일반 사용자가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늘었다. 가구 시장은 보통 3월과 6월이 성수기다. 이때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다. 현재 일반인들 월방문자(MAU) 수는 5만~10만명 정도된다. 사용자 조사를 해보니 한 가구당 평균 인테리어 예산이 3000만원 정도하더라. 이걸로 추산하면 연간 1.5조원에서 3조원 정도가 우리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다."

-이 분야 시장 규모와 플레이어도 궁금하다

"국내서는 우리가 선발주자다. 최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국내 플레이어는 아직 몇 곳 안된다. 외국기업은 쿠지알러라는 중국 기업이 최대 회사다. 이 회사는 2017년 유니콘 기업이 됐다. 국내 A 기업이 이 회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다쏘시스템이 내놓은 홈바이미라는 서비스도 있다. 홈바이미는 아직 한글화가 안돼 있다. 이분야의 공식적인 시장 규모는 아직 없다.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B 회사의 홈퍼니싱 규모가 약 2500억 원 정도 된다. 이중 우리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액수가 2000억원 정도다."

-거래 규모액이 늘어나면 홈퍼니싱 회사들이 어반베이스 플랫폼을 안쓰고 내재화할 가능성은 없나?

"거의 없다. 돈(자금)이 있다고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다. 홈퍼니싱 회사들의 온라인 거래액이 커질 수록 우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 가 오히려 높아질 것이다."

어반베이스 직원들이 사내 행사를 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전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국내외 경쟁사 대비 특장점이나 경쟁우위는

"제일 큰 경쟁력은 일반인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3D 도면을 볼 수 있다는 거다. 아파트 가구가 1천만 가구쭘 된다. 1천만 아파트 가구가 3D 도면으로 '각자의 집'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외국 솔루션인 홈바이미나 쿠지알러는 그렇지 않다. 사용자가 웹에 접속한 후 스스로 자기 집을 그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우리는 이런 불편없이 바로 3D로 볼 수 있다. 이게 가장 큰 차이다. 우리는 B2C인데 홈바이미나 쿠지알러는 B2B로 디자이너가 사용자다. 여기에 우리는 대한민국 아파트 대부분을 3D로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해 갖고 있다. 이것도 큰 장점이다. 특허도 40개나 등록했다. 이중 핵심은 2016년 획득한 2D도면을 3D로 만들어주는 거다. 이런 내용의 특허는 당시에 국내는 물론 세계 적으로 처음이였다. 요즘에야 이런 컨셉의 특허가 나오고 있다."

-어떤 인공지능(AI) 기술을 갖고 있나

"우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도면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3D로 바꿔주는 건데 여기에 AI가 적용된다.  도면의 문과 창이 각 도면마다 다르다. 사람 눈으로 보면 같은 문이지만 컴퓨터가 보면 다 다르다. 이걸 학습시켜 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엄청난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

-2018년 선보인 어반베이스 AR은 어떤 제품인가

"홈디자이닝 증강현실(AR) 앱이다. 인테리어 가구 브랜드가 아닌 국내 플랫폼사가 홈디자이닝 AR 앱을 선보인 것은 당시 처음이였다. 특정 브랜드가 아닌 전문가가 엄선한 트렌디한 가구 및 인테리어 브랜드 제품을 3D로 구현했다. 90% 이상 정확도로 사물의 질감을 정밀히 표현했다. 주변 조도에 따라 제품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해 실제와 최대한 가까운 인테리어 환경을 구현해준다."

-일본 가구업계 1위 니토리(NITORI)가 고객사다. 향후 해외 수출 계획은?

"니토리는 6조원 대 매출을 기록하는 일본 가구업계 1위 기업이다. 가구 및 인테리어 용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세계 600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회사다. 니토리와의 계약은 2020년 9월 어반베이스 일본 법인 주도로 이뤄졌고 일본 소프트뱅크가 기술 보증을 지원했다. 니토리 외에 일본 가구 회사 몇 곳도 우리 고객사다. 무역협회와 KOTRA 도움을 받아 무작정 일본 시장에 쳐들어갔는데 뜻밖에 큰 성과를 거뒀다. 일본에 이어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에도 법인을 세워 해외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중국 시장은 들어갈 생각이 없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확대해 나가겠다."

-투자 유치 현황 및 상장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까지 누적 23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B라운드까지 마쳤다. C는 안하고 상장을 할 거다. 실리콘밸리 등 해외서 피칭하는 건 생각 안해봤다. 한단계 한단계 밟는 걸 좋아한다. 우리나라부터 먼저 탄탄히 하고 가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상장 주관사는 지난 9월 정했다. 기술특례로 갈 생각인데 후년쯤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

-직원 복지와 팀멤버 경쟁력은

"직원은 50명 정도다. 이중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다. 직원 전체에 회사 주식의 10% 정도를 스톡옵션으로 줬다.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걸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복지 철학은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중 최정상에 있는 자아실현이다. 자아실현 욕구는 최선이 자율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장은 물론 신입사원에도 자율결정권을 주고 터치를 안한다. 회사 연봉도 작지않다. 취업사이트에서 IT업계 상위 5%에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회사를 꿈꾸나. 5년후나 10년후 비전은?

"10년은 생각해본적이 없고, 5년후 그림은 있다.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꾼 회사가 되고 싶다. 우리를 단순히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고, 머신러닝으로 가구회사에 기술을 공공하는 회사 정도로 알고 있는데,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회사가 되고 싶다. 현재 하나씩 하나씩 바꿔가고 있다.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회사가 돼 있지 않을까 한다. 2년전 만든 회사 슬로건이 있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invent the new world)하자는 거다. 소비자들이 언제 어떤 거래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로그 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를 가지고 커머스와 인테리어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사무실에 윈스턴 처칠과 90년대를 상징하는 록스타 커트코베인 사진이 걸려있다. 두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윈스턴 처칠의 명언은 비즈니스를 하면서 항상 가르침을 준다. 창업을 했으면 중간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끝까지 뚫고 지나가야 한다고 몇번이고 가르쳐준 명언이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지만 사업가에게 이것보다 중요한 자세는 없는 것 같다. 커트 코베인의 명언은 나 뿐 아니라 우리 COO도 좋아한다. 천천히 사라질 바에는 화끈하게 불타 없어져라 뭐 이런 뜻이다. 이왕 태어난 거 제대로 일을 저질러보자는 의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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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할말이 있으면 해달라

"창업 당시 투자자들에게 피칭하며 한 말이 있다. 가구를 어떻게 체험도 안해보고 사냐는 거였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시뮬레이션도 안해보고 어떻게 사나? 이런 시대가 오고 있고 더 빨라질 거다. 지금까지 가구 구매 시장은 비효율이 많은 시장이였다. 우리가 이걸 해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