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종사자가 분유 독점을 대가로 분유제조사로부터 경제적 이익, 이른바 리베이트를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12일 모자보건법 및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분유 리베이트를 받은 산부인과 및 산호조리원 종사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른바 ‘분유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리베이트를 받은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가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 공급자로부터 리베이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긴 하다.
다만, 의약품과 의료기기 외의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 처벌 여부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등 분유제조업체에 대해서만 제재조치를 취할 뿐 리베이트 받은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에는 아무런 제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업체들이 리베이트를 하는 이유는 신생아가 최초 먹던 분유를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 병원 및 산후조리원에서 수유하던 분유와 동일한 제품을 퇴원 후에도 지속해서 먹는 경향이 있다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기관·모자보건시설·소비자 등에게 무료나 저가로 공급하는 등 모유대체품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 및 매일홀딩스(매일유업)가 자사 분유의 이용 유인을 목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에 대해 “정상적인 경쟁수단이 아니며 통상적인 판촉활동 수준을 넘는 행위”라고 위법성을 판단했다. 공정위는 해당 업체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일동후디스가 산부인과 병원 및 산후조리원을 대상으로 현금지원 뿐 아니라 분유무상제공행위를 하다 적발돼 동일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최혜영 의원은 “현재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서만 처벌이 이뤄진다”며 “법 개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산부인과병원 및 산후조리원에 대해 처벌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