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골드만삭스 회장과 경영승계 아닌 미래전략 논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재판서 진 사익스 전 회장 이메일 공개

디지털경제입력 :2021/11/12 12:22    수정: 2021/11/12 18:18

2014년 5월 故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직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시 골드만삭스 회장과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등 미래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주목된다.

12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 재판에서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한 건의 영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스원)

이 이메일은 2014년 12월 8일 미국 골드만삭스의 진 사이크스 당시 공동회장이 이날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등 3명에게 보낸 것이다.

사이크스는 이메일에서 "제이(Jay·이재용 부회장)가 오늘 저를 만나러 왔다"면서 "고성능 부품, 디스플레이, 폼 팩터, 카메라 기술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제품 차별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전략, 소프트웨어 분야의 투자 확대, 애플과의 지속적인 공급 관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회장이 당시 추진하던 방산, 화학 분야 등 비핵심 사업 정리를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다고 한다"면서도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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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크스는 또 "그(이재용)는 한국 상속세와 미국 세금의 차이점에 흥미를 보였다"면서도 "부친이 돌아가실 경우 발생할 세금 문제에 대처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이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골드만삭스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논의했다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의 주장처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지배구조개편이나 계열사 합병 등이 사전에 모의되지 않았으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미래 경영환경과 핵심사업 집중을 위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