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지그재그·브랜디·에이블리 등 패션 플랫폼을 비롯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수수료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을 요약하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온라인 업체들이 예전 백화점이나 홈쇼핑처럼 수수료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과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동일한 시장이라 하더라도 온·오프라인 업계 간 차이를 정확히 들여다보고, 각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 최대 2.2%" vs "실질 수수료 0.2%~0.3% 불과"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실은 카드사 우대 가맹점 기준인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는 0.8~1.6% 범위인데, 빅테크 결제 수수료는 2.2~3.08%라는 자료를 냈다. 김 의원은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수수료의 경우 신용카드는 0.8%,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는 최대 2.2%로 3배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네이버페이 측은 “자사 수수료에는 신용카드사에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이 낮은 온라인 쇼핑몰의 부도로 인한 손실 위험 부담 등 결제대행 역할에 따른 수수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주문관리 기능 없이 단순 결제만 제공하는 결제형 가맹점의 경우, 결제 수수료에서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를 빼면 네이버페이가 실질적으로 얻는 수수료율은 0.2~0.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요약하면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는 양쪽의 조건을 동일하게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신사 수수료 27.6%" vs "실질 수수료 15% 안팎"
이 같은 수수료 논란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4개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26.7%로 조사됐다. 그러자 백화점(26.3%)이나 일반 온라인 쇼핑몰(13.6%)보다 패션 플랫폼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들의 패션 플랫폼 의존도가 커졌는데, 높은 수수료가 이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업계 1위인 무신사가 30%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비판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무신사의 수수료는 27.6%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5대 유통업태별 명목(정률)수수료율'은 ▲TV홈쇼핑 33.9% ▲백화점 26.3% ▲대형마트 20% ▲복합쇼핑몰·아울렛 18% ▲온라인쇼핑몰 13.6% 등이다.
하지만 패션 플랫폼 수수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사 결과와 다른 측면이 있다. 무신사가 공개한 이 회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1조2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단순 중개 방식에 의한 위탁 거래액은 약 1조원으로, 올해 공시된 감사보고서상 수수료 매출 1천232억원을 계산하면 무신사의 수수료 매출 비중은 약 12.3%다. 통상 이커머스 거래액 가운데 취소, 교환, 환불 등이 전체 거래액의 10% 내외인 점을 감안해 무신사의 중개방식 위탁 상품 거래액을 9천억원으로 계산하면 실질 수수료율은 14% 정도로 추산된다.
무신사 측은 “실제 수수료 매출 비중은 시즌별로 차이가 있지만, 무신사가 모두 부담하는 할인비용 등을 제외한 실질 수수료율은 1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패션 카테고리의 평균 수수료율이 13~17%인 것을 감안하면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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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회사는 “이커머스 기업들은 검색 광고를 도입해 추가 수익을 내거나, 할인 쿠폰 비용을 분담시켜 판매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무신사의 경우 검색광고 등 광고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주요 온라인쇼핑몰처럼 서버비, 콘텐츠 제작비, 고객서비스(CS)비, 프로모션비 등을 판매자들에게 부담시키지 않는다. 이에 판매자는 추가 노출을 위한 광고비뿐만 아니라 플랫폼 내에서 집행하는 비용을 사실상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의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업계 경쟁 구도와 환경이 이전과 전혀 달라졌다”면서 “언론과 규제 당국이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소상공인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게 하는 수수료 폭리는 없는지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동일 시장이라고 해서 기존 잣대로 모든 업체를 한 데 묶어 비교, 분석하면 실제와 다른 결론을 내리기 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