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구글 뉴스’를 중단했던 구글이 8년 만에 서비스를 재개한다. 문제가 됐던 ‘독소 조항’이 제거됐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더버지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구글은 3일(현지시간) 내년 초 스페인에서 구글 뉴스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은 스페인이 유럽연합(EU) 저작권지침을 반영한 법령을 발표함에 따라 뉴스 서비스를 재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과 스페인의 갈등은 2014년 폭발했다. 갈등의 불씨는 스페인 의회가 제공했다. 구글 뉴스에 링크와 스니펫(snippet)을 노출하는 대가로 저작권료를 내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킨 것. 스니펫이란 검색 키워드에 대한 정보나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글을 의미한다. 구글의 스니펫은 URL, 제목, 세부설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자 구글은 ‘서비스 철수’도 불사하겠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엄포로 끝나지 않았다. 스페인이 법 고수 의지를 굽히지 않자 구글 뉴스 서비스를 중단해버렸다.
그랬던 구글이 내년초부터 다시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 스페인, 유럽 저작권지침 수용 의사 밝히면서 갈등 해소
구글은 왜 8년 만에 마음을 바꿨을까? 스페인이 유럽 저작권지침(European Copyright Directive)을 이행하겠다는 법령을 공표한 때문이다.
2014년 서비스 철수할 당시 스페인 법에 따르면 구글은 링크와 스니펫 이용 대가를 미디어업계 전체에 지불해야 했다. 개별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유럽 저작권지침은 조금 다르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 저작권지침에는 “서드파티 온라인 뉴스 플랫폼들은 콘텐츠 제공사업자와 직접 협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별 언론사가 구글 뉴스에 링크나 스니펫 노출 대가를 받을 지 여부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언론사 입장에선 저작권료와 구글 유입 트래픽을 활용한 매출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된다. 이를테면 구글뉴스에 노출해서 늘어난 트래픽으로 올릴 수 있는 광고 매출이 저작권료보다 더 많다고 판단할 경우엔 저작권료를 받지 않으면 된다.
구글도 선택권이 있다. 특정 언론사와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구글뉴스 노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 2014년 스페인 법은 이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구글이 2014년 스페인에서 구글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 직후 많은 언론사들이 트래픽 감소로 곤란을 겪었다. 오히려 언론사들이 나서서 저작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였다.
따라서 스페인 언론사들은 구글 뉴스 서비스 재개를 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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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그 동안 뉴스 저작권료 지불 자체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자신들이 협상을 통해 선택권을 갖기를 원했다. 개별 협상 없이 언론계 전체에 저작권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스페인이 유럽 저작권지침을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이런 문제가 해결됐다는 판단에 따라 서비스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