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마루180이 문을 열었다. 아산나눔재단이 제공하는 창업지원센터다. 마루는 故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호 '아산' 정신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투자자·멘토가 모여 높은 산꼭대기에 오를 수 있는 공간이란 뜻을 담았다.
센드버드, 원티드랩, 망고플레이트, 리멤버 등 스타트업이 마루를 '졸업'했다. 7년이 흘렀다. 지난 2일 아산나눔재단의 두 번째 창업 지원 공간인 마루360이 개관했다. 세상을 180도 변화시킬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마루180이 지원 시설이나 규모 등 모든 면에서 2배 확대된 마루360으로 발전한 셈이다.
지디넷코리아는 마루360을 방문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다. 마루180에선, 30초가량 소요된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인근 팁스타운과 함께, 이 지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루360은 지하2층, 지상11층으로 구성됐다. 총 2천50평 규모다. 발을 디딘 후 느낀 점은 두 가지. 먼저, 입주사 직원들이 부러웠다. 강남이란 지리적 이점이 외근 시 용이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처에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즐비한 건 덤이다.
다음은 스타트업과 어울리는 외관. 간명하면서 세련됐다. 1층엔 넓은 로비와 공예품이 놓여있는 카페 겸 와인바가 있다. 엘리베이터는 세 개다.
지하1층은 이벤트홀·세미나실이 있다. 지하2층엔 스튜디오를 갖췄다. 제품·서비스 촬영이 필요할 경우,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게 했다. 마루 커뮤니티 대상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며, 예약제를 통해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학부모를 위한 공간도 있다. 2층 키즈존이다. 방문객이나 입주사 직원들을 위해 4~13세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루 커뮤니티 방문자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곳은 교육 돌봄 매칭 전문 플랫폼 자란다와 함께 운영한다.
2~3층엔 아산나눔재단, 4~10층엔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터를 위한 사무실이 각각 자리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더밀크 등 회사가 이미 입주했다. 5~9층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층마다 복사·프린트기, 전화 부스, 널찍한 회의실과 소파 등이 갖춰졌다.
또 故정주영 창업자의 어록을 마루360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다', '인류의 모든 발전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 등이 벽면에 쓰였다. 스타트업과 결을 같이하는 글귀들이었다.
11층은 마루360 정체성을 고스란히 녹인 곳이었다. 수면실과 샤워실, 그리고 원형 테이블이 있는 회의실이 있다. 무엇보다 옥상에서 강남 한복판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것 같았다. 전날 점심시간, 실제로 마루360 입주사 직원들은 옥상에서 각자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고 있었다.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설립 후, 총 1천253개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통해 그간 900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재단 출범 후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4천486억원가량. 재단은 원활한 스타트업 생태계 환경을 조성하고자, 10년 동안 1천90억원을 투하했다.
관련기사
-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 팝업스토어 ‘플립로비 시즌3’ 오픈2021.10.05
- '설립 10주년' 아산나눔재단 "젊은 기업가 양성 아낌없이 지원할 것"2021.11.02
- 아산나눔재단 제10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서 ‘두들린’ 대상2021.08.27
-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센터 ‘마루’ 입주 스타트업 모집2021.08.02
지향점은 '페이잇포워드(pay it forward)'. 기업가정신을 확산하면서 스타트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지원하고, 곧 국내 전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게끔 만들겠단 것이다. 마루180이 이런 방향의 시발점이었다면, 마루360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미래 세대를 이끌 젊은 기업가를 양성하고자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마루360을 통해) 많은 사람이 기업가정신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참여 기업 숫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