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클라우드산업협회장 "국내 클라우드 시장 폭발 성장 가능"

정부 발표 '3차 기본계획'에 큰 기대..."공공이 마중물 역할 해줘야"

인터뷰입력 :2021/11/03 10:49    수정: 2021/11/03 14:48

송재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은 '1조원의 사나이'다.  KT의 초기 IPTV사업을 세팅해 현재의 1조원대 비즈니스로 성장시켰다. 현재 KT의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 3월 클라우드기업들 모임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KACI) 회장에 부임, 새로운 협회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2009년/에 설립된 협회는 회원사 187곳을 둔 국내 대표적 클라우드 민간 단체다. 작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조3000억원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8.4% 성장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 수는 총 1225곳이다.

'1조원의 사나이'가 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전망은 어떨까. 송 회장은 2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클라우드 산업처럼) 18%대로 성장하는 산업이 많지 않다"면서 "잘만하면 더 폭발적인 확산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에 큰 기대를 보였다. 클라우드 강국으로 가기 위한 전략을 담은 이 계획은 클라우드 전문 기업 300곳 육성과 공공 부문 민간 클라우드 도입 촉진, 산업전반의 클라우드 이용 확산, SW산업의 SaaS 전환 지원 등 11대 실행계획(액션플랜)을 담고 있다.

송 회장은 "글로벌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이 있다. AWS가 1년에 쓰는 게 얼마인지 아나? 한국 전체 클라우드기업보다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산업발전을 촉진하는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 계획이 발표돼 기쁘다"며 반색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반드시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활용 정책이 빛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지부진한 공공 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달라는 거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에 대해서는 "작은 고추가 더 매운 법"이라면서 "글로벌기업에 비해 우리가 더 잘하는,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IaaS 뿐 아니라 PaaS나 SaaS에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송 회장과의 일문일답.

송재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이 KT 송파 사무실에서 국내 클라우드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협회가 설립된 지 올해가 12년째다. 협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는 2009년 4월 22일 민법 제32조에 의거해 설립했다. 현재 회장사인 KT와 20개의 임원사를 포함해 총 178개사가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회장사는 더존비즈온, 한글과컴퓨터, 티맥스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영림원소프트랩,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6곳이 맡고 있다. 이사사는 SKC&C, 영우디지탈, 메가존, 이노그리드, 인프라닉스, 모니터랩, 엠엘소프트, 나무기술, 디딤365, 틸론, 베스핀글로벌, 클라우드브릭, 크로센트 등이다.

-협회가 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먼저 클라우드산업 실태 조사를 매년 한다. 통계 자료 같은 정보 제공이 목적이다. 클라우드 기업 매출과 투자 규모, 서비스 현황 등을 매년 조사한다. 올해 자료는 내년 1월에 나온다. 또 클라우드서비스 품질 경쟁력 강화 지원과 클라우드 서비스 진위 여부를 알려주는 확인서 발급도 하고 있다. 이외에 클라우드 인식 확산을 위한 각종 컨퍼런스 와 세미나, CEO아카데미, 경진대회 등을 개최한 바 있다."

-국내 클라우드산업 현황이 궁금하다

"지난해 우리 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총 1225개사다. 유형별로 보면 SaaS 기업이 561사(45.8%), IaaS기업이 365사(29.8%), PaaS기업이 131사(10.7%)다. 이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83사, 중소기업이 1142사다. 2019년 기준 클라우드 기업수가 3년간 연평균 23.4%씩 늘었다. 매출 규모도 3년간 연평균 18.4%씩 성장, 지난해 기준 3조30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3년간 유형별 성장을 보면 SaaS가 43.9%로 가장 높고 IaaS 13.2%, PaaS 8.9% 순이다. 이같은 큰 폭의 성장은 AI와 데이터 부각, 하이브리드클라우드 환경 구축, 언택트 솔루션 각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가트너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2조원대로 보고 있다. 협회는 3조원대로 추산했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나?

"가트너 자료는 퍼블릭 시장만 계산한 거다. 프라이빗 시장 규모는 빠져 있다. 우리 자료는 프라이빗과 퍼블릿을 모두 합친거다."

-협회장에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나 기억에 남는 일을 말해준다면

"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클라우드 기업 정보를 담은 편람을 만들었다. 작년 11월부터 작업해 6개월간 공을 들였다. 110여개의 국내 주요 클라우드 기업 정보를 담았다. 코로나로 제약이 있었음에도 많은 회원사들이 참석해준 'All@Cloud 리더스 포럼'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송경희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국장)이 축사로 자리를 빛내줬고 홍사찬 과장이 뜻깊은 특강을 해줬다. 산업계 C레벨 30분만 모시고 행사를 개최해 아쉬웠지만 많은 참석자들이 행사 후 호평을 해줬다. 올 초 출범해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클라우드 정책협의회’도 뜻깊은 활동을 했다고 본다. 현재 4차까지 개최해 공공클라우드센터 지정 및 전자정부법 개정 관련, 그리고 신산업 규제개선 등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당국에 전달했다. 특히 정부가 3차 클라우드 발전계획을 만들때 회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 정부가 민간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도록 일조한 것도 보람있었다."

-올해가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 연내 계획하고 있는 행사가 있나

"11월 중 'All@Cloud 리더스포럼'을 한번 더 열 예정이다. 이번에는행사 규모를 키워 더 많은 사람들을 부를 계획이다. 제3차 클라우드기본계획의 세부 내용을 포함해 내년도 클라우드 정책과 관련해 과기정통부관계자의 특강을 들으려 한다. 12월에는 협회 사상 처음으로 가칭 '클라우드 산업인의 밤'도 개최할 계획이다. 클라우드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축제가 되도록 잘 준비하려한다."

송재호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이 국내 클라우드산업 경쟁력을 이야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KT부사장이기도 한 그는 현재 KT의 미래성장 분야인 ABCD사업을 리딩하고 있다.

-협회장으로서 보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과 기술 수준은 어떤가

"글로벌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우리가 아직 부족한 게 당연하다. AWS가 1년에 쓰는 게 얼마인지 아나? 한국 클라우드 기업 전체보다 많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더 매운 법이다. 기술이 아닌 고객 서비스 제공과 편의성 관점에서 보면 국내 기업에도 분명히 기회가 있다.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과 커스터마이제이션(맞춤형)은 우리가 글로벌 기업보다 유리하고 더 잘한다. 기성복보다 맞춤복이 더 좋은 이유다.

이 부분을 잘 공략하면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있고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미국은 2018년 클라우드 스마트 전략을 발표했고, 영국도 2017년 민간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선언했다. 우리도 공공이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IaaS 뿐 아니라 PaaS나 SaaS도 도전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에 업계 기대가 크다. 아쉬운 부분은 없나?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에는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과 SW 산업의 클라우드 전환,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들어가 있다. 특히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활용을 전면에 내세워 고무적이다. 협회도 이번 기본계획에 발맞춰 공공시장 활성화 및 공정경쟁 기반 마련을 위해 산학연관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내부업무 시스템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이현령비현령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하는데 있어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협회 상근 부회장이 공석이다. 언제쯤 선임하나

"협회는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 회원사들의 눈과 귀가 되어줄 분이 있으면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돼있다. 협회 정관상 상근부회장은 이사회 심의를 거쳐 선임한다. 내부 논의 후 적절한 시기를 고려해 후보를 선정하고 차후 정당한 절차를 걸쳐 선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클라우드 강국으로 가기 위해 민관의 역할, 특히 협회가 해야 할 일을 말해준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정부의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 발표는 전반적으로 클라우드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이중 정부가 민간클라우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민간클라우드를 도입한다면 국내 클라우드 산업발전이 한층 빨라 질 거다. 내년에는 협회가 글로벌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괄하는 다양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생각이다. 상호 교류 및 협력을 통해 회원사와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포괄적인 발전을 할 수 있게 산업계의 옴부즈맨 역할을 하겠다. 또 그간 미진했던 회원사와의 다양한 커뮤니티 채널도 활성화, 회원사를 포함한 산업계 및 시장 친화적인 클라우드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 이외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업계의 실효적인 권익 증진을 위한 규제개선에도 앞장서겠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여건 개선을 위한 산업기반을 재조성하는 해가 되도록 더 노력하고 매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KT의 AI/DX융합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나?

"제가 맡고 있는 분야는 ABCD(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와 R(로봇)이다.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DX)에 관한 분야다. 소비자도 있지만 비즈니스 대상은 주로 기업이다. KT 자체의 새 사업도 만들어내지만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위해 이들 기술을 개방하고 공유해 오픈생태계를 만드는 일도 제 일이다. 클라우드 원팀과 AI 원팀이 대표적 예다. 우리는 언제든 중소기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실제 AI 원팀에는 100여개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구조가 갖춰져 있다. KT에 있으면서 느낀게 큰 판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거다. 우리는 언제든 판을 만들 준비가 돼 있다. 4차산업혁명이나 디지털전환과 관련한 기술 및 사업 협력을 하고 싶은 중소기업은 언제든 연락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