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법·특별법 난립 그만…부처별 중복 조정기능 줄여야"

김승수 의원실 '정부 조직개편' 토론회서 큰 흐름 필요성 제시

방송/통신입력 :2021/11/01 18:12    수정: 2021/11/01 23:08

“소사이어티 5.0, 인더스트리 5.0이란 게 다소 로맨틱한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어도, 지금 우리 정부 국정 전략의 현실은 큰 논의는 못하고 마이너 한 논의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향성만 얘기해도 성공이고, 구체적인 사안은 모듈로서 하나 하나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권향원 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1일 서울 여의도 한 회의실에서 '새로운 시대의 정부기능 개편에 대한 논의들 : 새로운 기능과 조직체계 탐색‘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개최됐다.

권 교수에 따르면 한국 정부조직은 기능중심 편제를 기본 골격으로 출발했으나, 조직개편을 거듭할수록 대상중심 편제가 늘어나 부처 업무간 중복이 발생했다. 그 결과 한국은 컨트롤타워가 매우 많아졌다. 또한 청와대, 국무총리실, 각 정부부처가 별도의 기획과 조정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깊지 않으며 총리실의 권한도 정부업무평가 외 명확하지 않은 편이다.

김승수 의원실 토론회

권 교수는 “일례로 우리나라 모빌리티 택시 산업도 국토교통부가 담당했다가 엎어졌고, 그런 문제들이 계속 반복된다”며 “거기에 빠져있는 논리가 거시적인 시각으로, 독일의 경우 신기술 산업을 받아들이기 위한 로드맵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은 새로운 산업으로 인해 일자리, 재교육, 예산 등 다음 단계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는 식으로 로드맵을 짰다”며 “조직뿐 아니라 예산, 사업 평가 등 과정에서도 일체감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미래를 대비한 신속하고 일체감 있는 기능적 행정을 위해, 각 부처별로 조정기능을 나누는 것이 아닌 대통령 체제의 핵심행정부로 일원화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평가 체계는 국무총리에 맡기며, 대통령 임기에 기반해 5년, 2.5년, 1년 단위로 분할해 불필요한 평가들을 제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무총리실의 경우 건국 초기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 간 제도안의 합의 과정에서 최적화 되지 않은 절충안으로 남게 됐으나, 이후 실질적인 조정권한이나 기획기능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은 명확한 기획, 조정, 인사 기능을 부여받은 조정기구가 정의돼 있다.

권 교수는 “역대 우리 정부는 대증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해왔고, 그러다보니 헛발길질 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며 “전통적인 대통령제, 내각책임자처럼 심판자가 명료하면 괜찮지만 한국에는 많은 머리들이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보니 기능조직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서 특별법, 기본법 같은 법도 마구 나오게 됐고, 중복 기능 영역이 확대될수록 법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며 “법은 사람이 만들다보니 법간에 상호조율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공무원들도 일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건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중장기 미래전략 기획의 경우 기획재정부 담당으로, 지난 6월30일부로 출범한 제5기 중장기전략위원회를 보면 각 전략이 과 단위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큰 문제다”라며 “중앙정부 산하 연구원들도 보면 중장기 전략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1회성에 그치기 쉬우므로, 독립적이면서도 국가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교수의 의견처럼 하나의 머리를 두는 것은 동의하나, 전략 기능을 참모에게 두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대통령 직속 기능은 조정 기능으로 두되, 참모가 될 경우 청와대 참모들의 권한 비대화가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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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의원은 ”AI, IoT 등 IT 신기술의 발달로 경제도 급속도로 재편되고,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기에, 시대적 상황에 맞춰진 정부 기능의 개편 논의가 시급하다“며 “부처간 중첩된 업무나 불필요한 기능 등을 통합하고 조정해 정부의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탐색해 선제적으로 보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여러차례 조직개편을 진행해왔지만, 짧은 기간 소수에 의해 졸속으로 추진되다보니 부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했다"며 "내실있는 정부의 조직과 기능개편을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정부조직을 기능중심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