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2001년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했다. 20년이 흘렀다. 무신사는 국내 10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온라인 패션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원을 웃돈다.
무신사는 유통·패션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문화가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무신사 이용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입점 브랜드도 6천개 이상이며, 치솟는 이용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이진우 무신사 엔지니어링 헤드가 재작년 회사에 합류한 이후, 회사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플랫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무신사에 합류한 이진우 헤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용자 숫자를 마주했다고 한다. 이 헤드는 야후, 11번가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년가량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1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 본사에서 이진우 헤드를 만났다. 먼저, 무신사에 어떤 연유로 합류하게 됐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이에 그는 "입점 브랜드와 함께 커나가는 무신사 DNA가 마음에 들었다"며 "구성원들의 동반 성장을 돕는 윤활유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Q. 무신사에 온 지 햇수로 3년이 됐다.
“그렇다. 2019년에 왔다. 당시 회사는 급성장한 상태였다. 자연스레 IT 영역을 바라보게 됐다. 무신사는 1년 365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상품을 전달할지 고민한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이벤트가 부지기수다. 관건은 행사가 성료하는 것. 기존 인프라로 이를 대응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곧 AWS를 도입했다.”
Q. 변화는.
“트래픽 대응력이 높아졌다. 이벤트 시작 전, 유입되는 예상 트래픽과 이용자수 등을 예측할 수 있어 원하는 만큼 상품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또 인프라가 유연해지다 보니, 최소 시간·비용만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다. 과거에도 가능했지만, 현재 시행착오를 대폭 줄일 수 있단 점이 고무적이다.”
무신사가 제공하는 상품은 60만개 이상. 다만, 전 품목을 노출하기란 어렵다. 고객들이 방대한 상품 하나하나를 탐색하고, 살펴볼 수도 없는 노릇. 핵심은 결국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단시간 제공하는 것. 무신사는 행동 패턴과 스타일 등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가 빠르게 희망하는 콘텐츠를 접하게끔 한다.
Q. 데이터 관리, 플랫폼 업계에서 최근 중요 과제로 떠오르는데.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려면, 데이터를 확보하고 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짧은 동선 안에서 원하는 상품을 효율적으로 접할 수 있다. 무신사는 장바구니 담기, 후기 작성 등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가령 브랜드별로 옷 사이즈가 다른 경우, 행동 (메타)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스타일에 맞는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도록 한다."
이진우 헤드가 오고, 무신사엔 디지털 기술이 더해졌다. IT 패션 플랫폼으로 도약한 것. 얼마 전 열린 ‘무신사 테크 세미나’도 이 헤드가 진두지휘했다. 그는 무신사가 연구개발(R&D) 회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역설적이다. 이진우 헤드 목표는 '기술로 패션을 부각하는 것'이다.
고객이 무신사에서 옷을 구매하려 한다. 상품을 검색한다. 많게는 수백 건 상품이 노출된다. 이때 회사 개발 능력이 발현된다. 고객이 구매하고 싶은 상품, 즉 특화된 패션 상품을 무신사에서 사려면 불필요한 제품 노출을 줄여야 한다. 패션 플랫폼에 IT를 곁들이는 이유다.
Q. 지향점.
개발자들이 급여에만 초점을 두고, 일할 공간을 찾진 않을 거다. (웃음) 무신사가 개인과 회사, 그리고 기술적 성장이 어우러진 곳, 기회를 부여하는 선두 기업이 되도록 환경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개발자 수요는 늘어나지만, 공급이 외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무신사도 개발자를 모으는 데 무게를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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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발자를 정의한다면.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 필요한 것, 혹은 해결 지점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문가들. 개발자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그러려면 흥미와 열정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소통 능력을 갖췄으면 좋겠다. 요새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흔치 않다. 타인과 호흡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그러면서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역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