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관련 업계 표준화 단체인 USB-IF(시행자 포럼)가 지난 5월 USB-C 단자를 통해 기존 최대 100W에서 240W까지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규격을 선보인 데 이어 불과 반 년 만에 이를 실제로 구현한 제품이 등장했다.
애플이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한 맥북프로 16형 신형에는 최대 140W를 공급할 수 있는 USB-C 전원 어댑터가 제공된다. 이 어댑터는 48V, 5A(140W)로 맥북프로나 USB-PD 호환 기기를 충전 가능하며 GaN(질화갈륨)으로 전력 효율을 높였다.
■ 게임용 노트북등 고성능 제품 충전 불가능
현재 USB-C 단자와 케이블, USB-PD 규격 충전기로는 적게는 15W, 많게는 70W까지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이 정도 출력으로는 스마트폰(24W 내외), 13인치 노트북(35W), 15인치 노트북(65W) 등을 충분히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고성능 하드웨어와 대형 화면을 탑재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혹은 게임용 노트북 등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들 제품은 아직도 USB-C 어댑터 대신 자체 규격 충전기를 쓰고 있다.
USB-C 충전이 가능한 제품도 일부 있지만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는 충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또 전원이 완전히 꺼진 상태에서도 기본 어댑터 대비 느린 속도로 충전되는 단점이 있다.
■ USB-PD 규격 3.1로 개정...최대 240W 공급 가능
업계 표준화 단체인 USB-IF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말 USB-C 관련 규격을 2.1로, USB-PD 규격을 3.1로 개정했다. 이를 통해 USB-C 단자를 통해 공급 가능한 전력량을 기존 100W에서 240W로 높였다.
개정된 규격에서는 기존에 지원하던 5/9/15/20V 전압 이외에 28V, 36V, 48V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전류량을 5A(암페어)로 올린다면 이론상 최대 240W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당시 USB-IF는 "개정된 규격을 적용한 노트북과 USB-PD 충전기, 고용량 전력 공급을 감당할 수 있는 USB-C 케이블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 첫 적용 제품은 애플 맥북프로 16형용 어댑터
관련 업계는 해당 제품이 일러도 내년 초에나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9일 이를 적용한 제품이 등장했다. 바로 애플이 공개한 M1 프로·맥스 탑재 맥북프로 16형이다.
맥북프로 16형에 기본 제공되는 140W USB-C 전원 어댑터는 최대 28V, 5A로 맥북프로에 전원을 공급한다. USB-PD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도 충전 가능하며 30분만에 맥북프로 전체 배터리 용량의 50%를 채우는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또 전력변환용 반도체로 GaN(질화갈륨) 소재 반도체를 적용해 크기를 줄이고 전력 변환 효율도 높였다.
■ 어댑터는 준비 완료..."케이블이 문제"
애플을 시작으로 내년 초부터는 전용 어댑터 대신 USB-PD 방식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는 고사양 게임용 노트북이나 워크스테이션, 혹은 이들과 호환되는 서드파티 충전 어댑터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EU, 모바일 충전기 USB-C로 통일…애플 직격탄2021.09.23
- 아이패드 미니도 USB-C 탑재…아이폰은 언제?2021.09.17
- USB-C로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 충전도 가능해진다2021.05.27
- 씨앤에스파워, PPS 지원 고속 충전기 CIC-251WH 출시2021.05.12
그러나 문제는 케이블이다. 4-5A가 넘는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충전용으로 쓰던 케이블로는 불가능하다. 내부 전선이 가는 규격 미달 제품으로 충전을 시도할 경우 발열에 따른 화재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애플도 기본 제공되는 USB-C-맥세이프3 케이블에서만 고속충전 기능을 활성화했다. 애플은 맥북프로 16형에 대해 "USB-C(썬더볼트4) 단자 중 어느 쪽에 케이블을 연결해도 충전은 가능하지만 고속충전 기능은 전용 케이블에서만 작동한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