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출산크레딧 제도 수급자의 대부분을 남성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출산크레딧 수급자 2천494명 중 남성은 2천450명(98.24%)에 달했다.
반면 여성은 44명(약 1.76%) 수준으로 여전히 출산크레딧의 수혜가 출산의 주체인 여성의 노후소득 보장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 출산크레딧 제도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출산을 장려하고, 축산으로 소득활동을 못하는 가입자의 연금수급권 획득 기회를 확대해 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하려는 목적으로 2008년부터 도입됐다. 첫 자녀가 아닌, 둘째 자녀 이상인 가입자에게 12개월을 추가하고, 자녀 수가 증가함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해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20년 가입한 사람이 2020년에 노령연금을 수급할 때 출산크레딧 제도에 따라 월 2만7천원에서 월 11만2천원까지 노령연금이 증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월 현재 출산크렛딧 수급자들의 경우, 출산크레딧에 의해 증액되는 금액은 평균 약 3만7천원이며, 평균 추가산입기간은 17.9%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출산크레딧의 연금액 인상 효과가 큼에도 출생율 제고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에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크레딧 혜택의 적용시기가 출산이라는 행위가 발생한 시점이 아닌 국민연금 수급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대부분이 크레딧의 적용을 행위발생 시점에 적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수급 시점에 크레딧이 적용되어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면도 있고, 출산크레딧을 출산으로 소득활동을 중단한 여성이 아닌 고연령에 먼저 도달하는 남성에게 더 많이 적용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설명이다.
또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 뿐 아니라 자녀 양육, 가족 돌봄 전반을 대부분 부담하고 있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수급자격이 발생하는 10년을 채우지 못해 수급 자격을 갖는 것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민연금 가입기간별 출산크레딧 수급자 수를 보면, 2020년 6월 말 현재 여성 수급자는 매우 적은 수지만 대다수가 최소 가입기간인 10년에서 15년 미만의 가입기간을 머물고 있다. 반면, 남성 수급자는 전 가입기간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가입기간이 길수록 남성이 절대적으로 출산크레딧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국회의원은 여성에게 출산크레딧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해서 “우선, 출산크레딧의 인정범위를 ‘첫째아’부터 적용하고, 인정기간도 출산휴가기간 또는 육아휴직 기간 전체로 확대해서 여성가입자들의 정책체감도를 향상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여성에게 갈 기회를 늘려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이고, 올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절박한 시점”이라며 “일-가정 양립, 저출생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자녀의 출산과 양육으로 소득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국민연금 가입자를 위한 ‘양육크레딧’의 도입은 남녀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며, 후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국민연금-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 기술교류 맞손2021.07.21
- 기초연금 수급자 91% "생활 도움돼”2021.05.27
- 국민연금, ‘ISO22301’ 인증…재난 대처 능력 인정2021.05.13
- 연금공단, 수요자 중심 연구과제 발굴한다2021.04.21
한편 대부분의 선진국은 출산을 포함하거나 별개로 ‘양육크레딧’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최근 연구(2020 정책보고서)에서도 각 나라별로 크레딧제도의 종류와 혜택은 매우 상이하나, 우리나라와 같은 다층구조의 공적연금체계를 가진 경우를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이 ‘양육크레딧’을 매우 관대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남인순 의원은 첫째 자녀부터 크레딧을 적용하고, 크레딧의 목적을 출산을 포함한 ‘양육’으로 확대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2020.7.2.)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