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가 우리를 보고 한국에 이런 기업이 있냐며 깜짝 놀랐습니다."
빅데이터 분야 국내 선두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DS) 이영상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말 데이터스트림즈 서초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지디넷코리아를 비롯해 매일경제, 전자신문, 헤럴드경제, IT데일리 등 주요 매체들이 참석했다. 회사서는 이 대표와 김태홍 부사장, 이건호 전무, 전명석 상무가 배석했다.
국내 데이터시장을 선도해온 데이터스트림즈는 이영상 대표가 2001년 9월 설립, 지난달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미국 미시건주립대 전자공학 석사와 KAIST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그는 데이터에 흥미를 느껴 창업했다. 데이터스트림즈는 미국계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및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와 비견된다.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2003년 설립된 팔란티어는 지난해 상장, 기업가치(시총)가 40조원이 넘는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문 기업인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 7월 설립됐고 기업가치가 70조원 정도 된다. 이 대표는 "기술력에서는 팔란티어와 스노우플레이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우 데이터 통합 도구를 써드파티에 의존하고 있지만 데이터스트림즈는 모두 독자 개발,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국내에서 시장이 열리고 있는 국방 분야를 겨냥해 "한국의 팔란티어가 되겠다"고 힘줘말했다.
지난 20년간 국내 데이터 시장을 개척해 온 데이터스트림즈는 특히 국내 ETL 시장 선구자로 이름이 높다. ETL은 데이터를 추출, 변환, 적재(Extract, transform, load)하는 걸 말한다. 2000년 초반만해도 프리즘이라는 외산 ETL이 국내 시장의 70~8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데이터스트림즈가 이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스트림즈는 세계 컴퓨팅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리서치 기업 가트너에게서 최근 낭보도 들었다. 가트너가 선정한 2021년 데이터 통합 툴 분야 매직쿼드런트(MQ) 아너러블 벤더(honorble vendor)에 선정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년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데이타가 돈이 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격세지감"이라며 반색했다.
기술력을 중시하는 이 대표 철학에 발맞춰 데이터스트림즈는 지난 20년간 8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중소SW기업으로는 작지 않은 규모다. 이런 쉼없는 연구개발 덕분에 14종의 데이터 솔루션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14종을 분야별로 보면 ▲빅데이터 제품군 4종(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테라원(TeraOne)'·데이터 가상화 솔루션 '테라원 슈퍼쿼리(TeraOne Super Query)·하둡 지원 솔루션 '테라스트림 포 하둡(TeraStream for Hadoop)'·실시간 IoT 데이터 처리 솔루션 '테라스트림 바스(TeraStream BASS)' ▲데이터 통합 솔루션 4종(고성능 데이터 통합 솔루션 '테라스트림(TeraStream)'·대용량 데이터 고속 추출 엔진 '팩트(FACT)'·실시간 변경 데이터 처리 솔루션 '델타 스트림(Delta Stream)'·테스트 데이터 암호화 솔루션 '테라 TDS(Tera TDS)' ▲데이터 거버넌스 제품군 7종(데이터 거버넌스 통합 플랫폼 '이루다(IRUDA)'·사용자를 위한 데이터 설명서 '메타스트림 포 비즈데이터(MetaStream for Bizdata)'·데이터 표준화 관리 솔루션 '메타스트림(MetaStream)'·마스터 데이터 관리 솔루션 '마스터스트림(MasterStream)'·데이터 품질 관리 솔루션 '퀄러티스트림(QualityStream)'·데이터 흐름 관리 솔루션 '큐 트랙(Q-Track)'·데이터 영향도 분석 솔루션 '임팩트스트림(ImpactStream) 등이다.
이중 전통적 효자 상품은 데이터통합솔루션 '테라스트림(TeraStream)'이다. 2002년 6월 출시 이래 2007년부터 국내 ETL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 창고(데이터웨어하우스, DW)를 구축할 때 필수로 사용된다. 특히 독자 개발한 고속 데이터 추출 엔진을 사용해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2016년 7월 출시한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테라원(TeraOne)'도 이 회사가 자랑하는 제품이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인 '테라원'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시장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그래픽이용자환경(GUI)을 적용했고 기존 시스템과 하둡시스템을 동시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저장이 가능하다. 또 웹으로 빅데이터 환경을 편리하게 설치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공공을 비롯해 금융, 제조, 유통 등 산업군에 관계 없이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 및 관리하려는 곳에 유용하다.
이 대표는 "오라클이 DB에 데이터를 집어 넣으려는 것과 반대로 우리는 지난 20년간 데이터를 끄집어 내는 일에 집중했다"면서 "미국의 모 통신사는 DB에 데이터가 6만개나 있는데, 이런 데이터를 끄집어내 통합하고 분석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테라원' 우산 아래 지난 20년간 14개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면서 빅데이터 솔루션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글로벌 어떤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도 경쟁해 이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 데이터스트림즈는 대기업 등 대형사이트에서 글로벌기업 제품을 대체(윈백)하는 개가를 거뒀다. 최근 모 제조 대기업이 클라우데라 제품을 데이터스트림즈 제품으로 윈백했다. 이 대표는 "테라원이 공공에서 상대가 없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제조, 금융 등에서도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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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상장사인 데이터스트림즈는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 수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앞서 데이터스트림즈는 2011년 중국 현지 법인과 2015년 미국 현지 법인 및 일본 지사, 2016년 베트남 법인을 각각 설립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1,2위 해봐야 글로벌 시장에서 안 알아준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있는 회사가 되고 해외에 진출하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며 코스닥 상장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터스트림즈가 주력하고 있는 데이터와 빅데이터 시장은 계속 성장중이다. 지난해 202억원 매출을 기록한 회사는 이런 시장 성장세라면 오는 2025년 매출이 1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수 국산 SW제품을 가진 기업들 모임인 한국상용SW협회 회장을 지낸 이 대표는 "외산이 장악하고 있던 불모의 시장에서 지난 20년간 국산 위치를 확고히 다진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 SI사업 환경에서 하도급업체 취급을 받으며 과도한 경쟁 및 공정거래 실종으로 제 값을 받지 못하거나 국내 고객사가 외산에 비해 국산SW를 역차별하는 것, 또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관행이 가장 힘든 경험이였다"면서 "고객이 사업비를 충분히 확보해 SW제품에 제 값을 줘야 한다. 이런 관행이 정착하지 않으면 국내서 글로벌 SW기업이 나오기 힘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