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인수하면서 내세웠던 지역채널 활성화 의지나 계획들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진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채널이 지역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매체라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지역민들로부터 실질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역채널이 돼야 한다.”
송종현 선문대 미디어커뮤이케이션학부 교수는 28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진행된 ‘지역 케이블 채널의 지원과 역할 강화’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에는 송종현 교수, 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경환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안차수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지상파 방송의 채널만 지역채널로 인정받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아 실제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케이블TV 사업자(SO)의 지역채널도 법적 지역채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채널로 인정될 경우 수어방송, 재난방송, 외국어 자막 등 프로그램 제작에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역방송발전지원 특별법에 따르면 지상파 지역채널은 매해 4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특히 토론자들은 지난 6월 부산광역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지역종합유선방송발전 조례가 통과된 것을 시작으로, 지자체 조례나 특별법 등을 수단으로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남인용 교수는 “이전에 IPTV가 새롭게 나오면서 케이블TV 이용자 수는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지역채널 케이블TV의 경우 수요가 여전하고 지역일수록 고령화에 따라 이용패턴에 보수적인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다양한 미디어가 새롭게 나타나고 있지만 지역주민 미디어 이용행태를 보면 기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차수 교수는 “신문의 경우 수도권과 지역의 매출 규모 비율이 8대2정도 되는데, 방송은 9대1”이라며 “실제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요시간 방송물을 제작하는 독립 제작사 매출의 경우 서울이 97%이며 6개 광역시 합쳐 1프로 정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토론자들은 지역채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케이블TV 지역채널도 기존 단신 보도 외에 해설이나 논평 프로그램 제작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현 교수는 "현재 SO를 소유한 모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역채널을 이용하지 않는지를 견제하기 위해 시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을 규제해왔다"며 "그런데 이제는 그런 논리를 바꿔 허용해주고 방심위라든지 선거방송 관련된 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제제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교수도 “요즘 1인 미디어나 유튜브 등은 엄청 커졌는데, 지역채널의 경우 보도를 허용하면서 해설을 금지하고 있어 형평성에 맞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생활권 내에서 벌어지는 작은 문제들에 대해 공론화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지역분권을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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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채널 재난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한 송종현 교수는 “수천km 밖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뉴스 또는 사건이라 인식하지만 옆집에서 벌어지는 일은 재난이 될 수 있고, 공포를 준다”며 “소지역성을 가진 케이블 지역채널이 재난방송 역할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매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역민들에게 물어보면 현재 법적으로 지상파만 지역채널로 정의된 것과 달리, 케이블TV의 채널이 지역채널이 아니라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이미 지역주민들의 인식이 그런데 왜 법이 반영을 안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