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주가 하락에도 배터리 투자전략 ‘GO’

현대차와 배터리 동맹 강화, 美에 포드 합작사 공장 건립

디지털경제입력 :2021/09/28 18:15    수정: 2021/09/29 08:08

배터리 부문 분사 결정 이후 주식 시장에서 부침을 겪은 SK이노베이션이 시장 공략에 추진 동력을 달았다. 미국 현지에 포드와 합작 공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 전해지며 침체기를 겪은 주가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부 물적분할을 내용으로 하는 분할계획서가 승인됐다고 밝혔다.

개인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반발에도 의결기관 다수가 찬성함에 따라 물적분할이 원만하게 통과됐다. 그러나 주주가치 훼손 등 우려 역시 적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상당 부분이 배터리 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이유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도 바로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배터리 부문 분사 소식이 알려진 전날 4.44%까지 곤두박질쳤다. 배터리 부문 분사를 공시한 7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주가 하락 폭은 12.05%였다.

시가총액 역시 이틀 만에 1조8천억원 규모가 증발했다. 물적분할이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성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SK배터리가 IPO에 나설 경우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분사 결정 이후 SK이노베이션은 다소간 주식 시장에서 침체기를 겪었다.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행보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분사 직후 현대자동차그룹과 배터리 동맹을 강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현대차가 최근 발주한 아이오닉 7 배터리 물량을 수주했다. 아이오닉 7은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각 사)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의 1차·3차 발주 물량을 확보한 데 더해 이번 아이오닉 7 배터리 공급까지 맡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8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SK’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투자를 위해 5조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은 미국 역대 최대 규모로 지어질 전망이다. 테네시 공장은 470만평 부지에 포드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선다. 생산능력은 43GWh다. 또 켄터키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86GWh(43GWh 2기)로 건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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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완공되고 나면 블루오벌SK의 총 생산능력은 129GWh에 이른다. 이는 60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사가 기존에 밝힌 합작법인 규모가 60GWh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도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1% 이상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는 3.78%(9천500원) 오른 26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26만원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 7월 28일 이후 두 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