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AI 개발에 3018억 투입···무슨 AI를 개발하나?

과기정통부 내년부터 5년간 총 35개 과제 추진...상식 기반 추론AI 등 개발

컴퓨팅입력 :2021/09/20 14:01    수정: 2021/09/20 17:09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강 AI국가인 미국은 지난 6월 AI 등 신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약 280조원(2500억달러)을 투입하는 '끝없는 개척자 법안(Endless Frontier Act)'을 상원이 통과시켰다. 미국이 세계 기술 패권을 미국이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법안이다.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싱크탱크 UK테크포어체인징월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AI투자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6월 서울 마곡동 LG 사이언스파크 IS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데이터 활용협의회 출범식' 에 참석해 출범 선포를 마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시스)

우리나라는 어떨까?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7일 삼성동에서 처음 열린 민관 AI 발전 협의체인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대전환 경쟁에 맞서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힘과 지혜를 합쳐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신냉전 시대로 불릴 만큼 심화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MS, 구글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도전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원천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그 뒤를 일본, 유럽 등 몇 개국이 뒤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ICT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세계 1위 미국의 AI 술이 100점이라면 우리나라는 80점을 약간 상회한다.

20일 산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AI강국을 천명한 우리나라가 AI원천 기술을 점프업 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이다. 사람 수준 소통·인지·교감·행동 능력을 갖춘 차세대 AI 원천기술을 확보해 산업현장 등에 적용, 기업과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설명가능한 AI, 데이터를 적게 필요로 하는 AI, 상식 기반 AI 등이 개발된다.

'AI강국 실현을 위한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2019년 12월부터 8개월간 기획돼 올 4월말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최종 통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총 3018억원을 투입한다. 이중 국고는 2655억원이다.

당초 사업 기획시 규모가 9천억원대 안팎이었지만 실증 사업 등이 빠지면서 3천억원대로 줄었다. 다른 원천기술 R&D와 비교하면 큰 규모지만 미국과 중국 등이 쏟아붓는 천문학적 금액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차세대 AI는 현재 AI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인간 수준의 지능을 지향한다. 예컨대 현재의 AI는 너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또 어떠한 결정에 대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설명을 하지 못한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한계 기술 극복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AI 기술 개발은 학습능력 향상과 활용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습능력 향상 AI 개발(22개 과제)에 내년부터 5년간 1453억원을, 효율성 향상 AI 개선(13개 과제)에 1475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딥러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현 인공지능의 학습능력 및 활용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현 인공지능 한계에 대해 ▲높은 데이터 의존성 ▲실시간 및 지속학습 어려움 ▲의사결정과정의 낮은 설명가능성 ▲인과관계 표현 한계 ▲멀티모달을 활용한 다중감각인지 능력 부족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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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2개 과제를 추진하는 '학습능력 개선 AI'는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타 분야 확장이 용이하며,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AI 개발이 초점이다. 이를 위해 ▲효율학습AI(자기주도학습,메타학습,강화학습) ▲범위확장AI(지식기반추론, 상식기반 추론, 실세계 변화 적용)▲지속성장 AI(학습역량 진단 및 개선,평생학습) 등 크게 3개 분야로 개발이 추진된다. 이중 '자기 지도학습 AI'는 사전 지도없이 확보한 데이터에 대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검증 및 보완하는 AI로 소량의 데이터 학습을 위한 것이다. 또 지식기반추론 AI는 학습한 지식에 들어있는 개념과 인과관계를 학습 및 추론하는 AI고, 상식기반추론 AI는 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실세계 상식을 이용해 추론하는 AI다.

13개 과제로 나눠 추진하는 '활용성 개선 AI'는 신뢰할 수 있고, 인간과 원활히 소통하는 AI 개발이 핵심이다. ▲신뢰할 수 있는 AI(설명가능한 AI, 공정한 AI)와 ▲소통하는 AI(복합대화, 에이전트 간 협업, 교감형 AI) 등 크게 두 분야로 나눠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