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들, 메타버스 경쟁 뜨겁게 달아오른다

페북 '커뮤니티'·스페이셜 '도시'·MS '디지털트윈' 목표로 제시

방송/통신입력 :2021/09/10 17:01    수정: 2021/09/11 06:54

메타버스 생태계를 개척하는데 가장 선두에 선 글로벌 기업들인 페이스북, 스페이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에 대해 무엇이라고 정의할까?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콘텐츠개발자컨퍼런스(CDC) 내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페이스북 측은 메타버스를 ‘커뮤니티’, 스페이셜은 ‘나라 혹은 도시’, MS는 ‘디지털트윈’이라고 소개했다. 각 기업의 전문가들은 자사 서비스를 토대로 조심스럽게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페이스북, 스페이셜, MS가 각각 준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은 모두 업무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협력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메타버스를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홍보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난무하는 가운데, 이 기업들의 메타버스 서비스는 명확한 사용 목적을 가지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페이스북, '호라이즌 워크룸' 국내 서비스…"기기 보급 확대가 급선무"

행사 기조연설을 맡은 허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총괄 상무는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다양한 SNS를 통해 커뮤니티를 추구했던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커뮤니티를 지향한다”며 “지난달 국내에서도 호라이즌 워크룸을 출시해 베타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허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총괄 상무

페이스북은 그동안 다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가상현실(VR) 기기 제조사인 오큘러스를 지난 2014년 인수해 디바이스 보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인공지능(AI), 딥러닝, 통신 등 기술을 결집한 메타버스 ‘호라이즌 워크룸’을 출시했다.

호라이즌 워크룸은 가상공간에서 최대 16명, 영상통화의 경우 최대 50명이 만날 수 있다. 페이스북은 태생부터 커뮤니티를 회사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으며, 메타버스를 통해서도 커뮤니티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 호라이즌

허 상무는 “아직 미국에서도 가장 큰 붐을 일으켰다고 할 순 없지만, 페이스북이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으로 변신한다고 발표한 후부터는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결국 디바이스와 기술의 발전이 조금 더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얼마나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많이 가졌느냐에 따라 커머스 도입도 결정될 것”이라며 “오늘 스마트 안경도 출시했는데, 이는 아주 시작단계로 AR글래스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표의 원래 발제자는 페이스북 본사 리얼리티랩스의 정책 총괄 제임스 헤어슨이었으나, 이날 페이스북이 안경 전문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한 ‘레이벤 스토리’ 발표하면서 급히 변경됐다.

스페이셜, 코로나로 'VR→메타버스' 기업 전환…"표정·피부까지 실시간 반영"

스페이셜은 VR·증강현실(AR) 솔루션 기업으로 시작해 최근 메타버스 기업으로 피봇한 미국 스타트업이다. 공동 창업자가 한국인이어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진하 스페이셜 최고제품책임자(CPO)는 MS의 VR 기기 홀로렌즈를 처음 사용해본 후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2016년 스페이셜을 창업했다. 직접 자신의 아바타를 가상에 띄워 여러 스크린, 도표, 시뮬레이션 등을 선보일 수 있다. 고글을 쓰면 상대의 아바타가 이용자 앞에 선다. 즉, 현실 속 이용자를 가상의 아바타와 연결시켰다.

이진하 스페이셜 대표가 자사 서비스 초기 모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진하 CPO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특히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며 “한편 화상회의 기술도 1960년대와 비교해 본질적으로 변화한 게 없어, 얼핏 화상회의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앤 걸로 생각되지만 상대방이 딴 짓을 하고 있는지 누가 중심이 돼 말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5~6년전 MS 홀로렌즈 헤드셋을 써보고 상용화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생각을 해 스페이셜을 창업했고, 시작 때는 다양한 실험들을 했다”면서 “가상 공간에 스크린을 여럿 펼쳐 놓고 자신의 아바타가 브리핑 하는 실험을 했는데, 초기엔 상당히 바보 같은 형태임에도 두 오피스가 하나의 오피스인 것 같은 느낌을 줬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셜

아울러 그는 “4년 전 VR·AR 회사로 출발했을 때도 보다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가기 위해 문화적 다양성이 있는 미국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스페이셜이 지향하는 도시의 모습은 뉴욕과 비슷하고, 비즈니스와 예술, 건축 등 요소가 결합돼 위화감 없는 모습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아바타의 표정까지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며 "아이폰 카메라에 장착된 뎁스(깊이) 센서를 사용해 3차원 텍스처(촉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앱을 시험용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MS, 팀즈·애저 뒷받침 된 메타버스 '메쉬' 개발…"막대한 컴퓨팅 역량 투입"

MS도 페이스북처럼 메타버스 시대를 내다보고 AR 기기 보급을 꾀하고 있는 선두기업 중 하나다. 가장 최신의 AR 고글은 지난해 출시한 홀로렌즈2다. MS의 경우 PC, 모바일의 운영체제(OS), 클라우드 등 컴퓨팅 근간에 대한 기술부터 문서, 게임 등 애플리케이션 단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회사다. 그 결과 MS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서비스 ‘메쉬’는 이 모든 기술을 총 망라할 수 있었다. 다이나믹365, 팀즈, 홀로렌즈, 애저 등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됐다.

MS 메쉬 소개

이건복 한국MS 상무는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많지만 쌍둥이 콘셉트, 즉 디지털 트윈이란 설명도 가능할 것”이라며 “메타버스에 대해 80~90%는 엔터테인먼트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사용자들이 보다 매일 사용하는 장소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트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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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동산이 가치를 가졌듯,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도 컴퓨팅 역량을 엄청나게 투입해야 하게 때문에 무료가 아니다”면서 “기본적으로 자산과 데이터를 동기화 해야 하고,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가상세계에 관한 부분을 현실세계로 넘길 수 있는 모델링 단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사용 사례

아울러 이 상무는 "메쉬를 통해 AI 기반 도구로 협업 혼합 현실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라면서 "메쉬를 지원하는 애저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앱 기능흘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