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곡 하나를 만들려면 평균 3일이 걸리지만, AI가 한 곡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다.”
허원길 포자랩스 대표는 ‘인공지능 개발자’라는 장래희망과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키워온 음악에 대한 관심을 접목해 인공지능(AI) 작곡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허 대표는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가 늘수록 이에 필요한 음원 수요도 커져, 결국 작곡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포자랩스 AI는 힙합, 재즈, 명상음악 등 음악 장르의 정형화된 규칙을 분석하고 학습해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 안에 곡 하나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허 대표가 기자에게 보여준 한 뉴에이지 곡의 작업 시작 시각은 오후 1시 10분, 작곡이 마무리된 시각은 오후 1시 14분이었다. 4분 만에 작곡이 끝난 것이다.
허 대표는 또 기존 AI 작곡은 같은 음을 반복하거나 조악한 수준인 데 비해, 포자랩스 AI는 작곡, 편곡, 믹싱, 마스터링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해 곡의 질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3일 서울시 강남구 포자랩스 사무실에서 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허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포자랩스의 주요 서비스는 무엇인가?
“AI를 통해 작곡 시간을 단축하고, 힙합, 어쿠스틱, 록, 명상음악, 재즈 등 음악을 빠르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만 해도 1분당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올라가는 등 많은 영상 콘텐츠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가 무료로 제공하는 음악은 4천 곡에서 5천 곡에 불과하다. 유료 사용 음악도 3만 곡에 불과해, 많은 음악이 재사용 되고 있다.
사람이 한 곡을 작업하는 데는 평균 3~4일이 걸린다. 영화 음악은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만드는 것으로는 기존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AI의 작곡 시간은 빠르면 3분, 길면 10분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콘텐츠에 삽입되는 배경음악 등 다양한 곡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자 한다.”
Q. 포자랩스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학창 시절부터 ‘인공지능 개발자’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때는 알파고가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기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때문에 AI 분야가 더욱 떠올랐다. AI 기술로 재미있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고 이를 접목해 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공모전에 참가했다. 공모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이 아이템이 사업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8년 1월 창업을 했다.‘’
Q. 포자랩스 AI 음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포자랩스 AI가 만든 곡은 다른 AI 음악 업체들보다 곡 퀄리티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기존 AI 작곡 업체는 작곡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곡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작곡 다음 사운드를 입히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후 편곡과 믹싱,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거쳐야 완성된 음악이 나온다.
포자랩스는 작곡과 마스터링에 이르는 전 단계를 모두 자동화해 수준 높은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또 기존 AI음악은 반복되는 음 구간이 많은 반면, 포자랩스는 음 반복을 줄이고 기승전결이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Q. 사용자 맥박수 등에 따른 ‘개인화 음원’ 서비스도 개발 중인데, 진행 현황은 어떻게 되나?
“개인화 음원은 개인 고유의 맥박수, 선호하는 악기 등 개인 특성에 맞춘 음악을 말한다. 기술적으로는 개발이 완성된 상태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개인 맞춤형 음원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화 음원을 원하는 시장 수요가 커질 때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Q. 올 하반기 포자랩스의 목표는 무엇인가?
“10월 말에서 11월 초 포자랩스 음원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리에이터 등 콘텐츠 제작자를 대상으로 월 구독 형태의 음원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이용자는 저작권 제한 없는 배경음악을 월정액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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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자랩스의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메타버스 시대에는 ‘가상 가수’도 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든지 음악을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입혀 작곡을 하거나 음악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포자랩스 AI의 작곡 기술이 사람들에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