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테슬라 등 많은 IT 기업들이 연이어 반도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크롬 운영체제(OS) 기반의 노트북과 태블릿PC를 2023년 출시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왜 많은 기업들이 이미 개발돼 있는 표준 반도체 칩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칩을 직접 만들려 하는 것일까?
미국 경제매체 CNBC는 6일(현지시간) IT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맞춤형 칩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반도체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애플·테슬라·바이두·구글 등 자체 칩 개발 나서
반도체 자체 개발의 선두 주자는 애플이다. 그 동안 인텔 x86 아키텍처를 활용했던 애플은 지난 해 11월 자체 M1 칩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실리콘 칩을 탑재한 맥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상의 AI 학습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독자 설계한 자율주행 신경망 처리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해 'D1'으로 부르는 칩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https://image.zdnet.co.kr/2020/11/11/ae85347d74b57133ba23de2a0896a00e.jpg)
바이두도 2018년 독자 개발 AI 반도체 칩인 ‘쿤룬’을 공개했다. 또 지난 달에는 클라우드 기반 산업용 AI 인프라 '바이두 브레인'에 적용될 AI칩 '쿤룬'의 2세대 모델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 반도체인 '텐서'(Tensor)를 오는 10월 출시될 픽셀6 등 스마트폰에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3년경부터 크롬 운영체제가 실행되는 크롬북, 태블릿에 자체 개발 CPU를 탑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독자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tps://image.zdnet.co.kr/2021/08/03/afdbb34ae7039f07fe263b998efabc48.jpg)
차별화·저렴한 비용 때문…코로나19 사태도 한 몫
그렇다면 IT업체들은 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려는 걸까? 이에 대해 CNBC는 "맞춤형 칩 개발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자신들의 특정 요구사항을 잘 수행을 맞춤형 칩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맞춤형 설계 칩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https://image.zdnet.co.kr/2021/09/07/8fc142b468e276a6dd227b785b30005f.jpg)
코로나19 사태도 IT 기업들의 반도체 칩 개발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글렌 오도넬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혔고, 이는 자체 칩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칩 디자인은 직접, 생산은 외부업체에 맡겨
많은 업체들이 반도체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 중 아무도 생산까지 직접 하지는 않는다. 높은 생산 비용 때문이다.
대만 TSMC와 같은 고급 반도체 칩 공장이나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는 데는 많은 시간과 약 100억 달러(약 11조 5800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구글, 스마트폰 이어 노트북용 CPU도 직접 개발한다"2021.09.02
- 구글, 모바일 칩 ‘텐서’ 개발…픽셀6부터 탑재2021.08.03
- 테슬라, 슈퍼컴퓨터 깜짝 공개…"세계에서 5번째로 강력"2021.06.22
- TSMC 반도체 값 인상, 아이폰13 가격 끌어올릴까2021.09.07
세계 최대 반도체위탁생산업체인 TSMC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반도체 기술자가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오도넬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는 지난 수십 년 간 소프트웨어를 너무 강조했기 때문에, 하드웨어 개발이 다소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