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인수 조건부 최종 승인

공정위 심사 완료 사흘 만에 결론...결합상품 해지위약금 부과 금지 등 조건

방송/통신입력 :2021/08/27 17:23    수정: 2021/08/28 20:22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정부 인허가 절차가 최종 완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KT스카이라이프가 신청한 현대HCN 주식취득 소유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데 대해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이번 심사를 위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협의체 구성과 함께 관련 정보를 공유해 심사에 신속성을 기울이는데 집중했다.

실제,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한지 사흘 만에 과기정통부의 심사가 모두 이뤄졌다.


■ 초고속인터넷 결합상품 지배력 강화 우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소유에 대한 인가 심사 결과,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건이 부여됐다. 인수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경쟁 제한이나 이용자 이익 저해는 없었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우선 현대HCN 인수로 KT군의 결합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기존의 상당한 경쟁우위 강화가 우려된다고 봤다. 다른 초고속인터넷사업자와 알뜰폰 사업자들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결합상품 동등제공, 결합상품 할인 위약금 폐지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결합상품 측면에서 KT스카이라이프와 KT가 현대HCN 케이블TV 가입자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가입자 락인 효과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 따른 조건이 부과됐다.

우선 현대HCN의 8개 권역에서 다른 초고속인터넷사업자에게 현대HCN의 케이블TV 상품을 KT군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또 현대HCN의 케이블TV가 KT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될 경우 다른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 보유사업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고, KT스카이라이프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될 경우 초고속인터넷 회선설비 미보유사업자에게 케이블TV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KT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유·무선 결합상품을 KT군에 제공하는 것과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는 유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력이 낮은데 이를 동등 결합상품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인터넷전화와 케이블TV 간의 결합상품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은 인가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밖에 현대HCN이 KT로부터 제공받은 설비 현황을 과기정통부장관에게 반기별로 보고하도록 했고, 현대HCN이 통신재난관리계획에 따라 2023년 이내에 전력망 이원화를 완료토록 했다. 현대HCN 가입자의 KT군 결합상품 유인 행위는 금지됐다.


■ 케이블TV 부당전환 금지...지역채널 강화

방송법에 따른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과 관련해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그룹이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을 모두 경영하게 된다는 점에 따라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 방송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국내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고 최다액출자자 변경으로 인한 방송의 공적책임 공정성 공익성, 시청자 권익보호 측면 등에서도 승인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역성 강화, 공정경쟁, 시청자 권익보호, 방송미디어 산업 발전, 상생협력 등을 위해 필요한 승인조건을 부과했다.

우선 지역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채널 운용을 내실화하기 위한 조건을 부과했다.

전국사업자인 위성방송의 SO 인수로 인한 지역채널 시청 규모 축소 등 SO에 부여된 지역성 구현 책무 약화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채널 투자규모, 본방송 비율, 지역보도(재난방송 포함) 등 지역 콘텐츠 비중 등을 포함한 지역채널 운영계획과 지역채널 콘텐츠의 유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도록 했다.

부당 영업 행위로부터 가입자 보호, 채널 간 거래, 유료방송 지배력에 따른 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공정경쟁을 위한 조건을 부과했다.

현대HCN 가입자를 부당하게 KT IPTV 또는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으로 전환시키는 행위 방지를 위해,  8VSB 디지털방송 상품으로의 가입 전환 또는 계약 연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 거부 제한하거나, 불리한 요금 또는 이용조건을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8VSB 방식 디지털방송 가입자의 QAM 방식 디지털방송으로 가입 전환 또는 케이블TV 가입자의 위성방송과 IPTV로의 가입 전환을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기업결합에 따른 협상력 증대로 인한 PP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PP와 대가, 채널번호 협상시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토록 하고 매년 PP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규모, 증감률을 공개토록 했다.

또 3년간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은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하도록 했다.

시청자 권익 보호와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의 현행 요금 감면과 할인제를 현행보다 축소되지 않도록 조건을 부과했다.

이밖에 콘텐츠 투자 계획의 구체화, 다른 SO와의 협업사업 유지 발전,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마련 등을 조건으로 부과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다양한 실감형 양방향 콘텐츠 및 케이블TV와의 연동 서비스 개발 등 콘텐츠 분야의 투자규모 확대 및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해야 한다. PP와의 상생협력방안을 수립해 이를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이행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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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대해 조건부로 인가와 변경승인으로 방송통신시장의 활력을 부여하면서도 심사과정에서 제기된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등 기존 시장의 경쟁저해 문제를 완화하고 가계통신비 절감 및 이용자 피해 예방, 방송통신 결합지배력의 시장전이를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로 대부분의 주요 국내 방송통신 기업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국내 방송통신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시장에서 경쟁제한이나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지 사안별로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