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인수 조건부 승인

유료방송시장만 경쟁제한 발생 판단...케이블TV 요금인상 금지 조건 달아

방송/통신입력 :2021/08/24 13:18    수정: 2021/08/24 15:12

공정거래위원회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수신료 물가 대비 인상 금지 등 7개 조건을 달아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의 케이블TV 인수는 8부 능선을 넘게 됐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에 이어 방송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다액주주변경심사만 거치면 KT그룹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게 된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이처럼 조건부 승인하고 시정조치 부과를 의결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0월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주식 100%씩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KT스튜디오지니는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계약상 매수인 지위를 이전받고 올해 7월 변경신고서를 냈다.


■ 10개 시장 획정...유료방송만 경쟁제한 발생

공정위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심사하면서 디지털 유료방송, 8VSB, 초고속인터넷, 홈쇼핑 등 10개 시장을 획정했다.

방송 부문은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 8VSB 유료방송시장으로 나눴다. OTT 서비스는 유료방송시장에 포함하지 않았다. 통신 부문은 초고속인터넷 시장과 유선전화 시장으로 획정했다.

지리적 시장으로는 현대HCN의 방송 권역에 따라 8개 구역으로 획정하고, 유료방송 외 상품시장은 전국시장으로 획정했다.

심사 결과 공정위는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과 8VSB 방송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초고속인터넷시장 등은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봤다.

KT계열이 케이블TV를 품으면서 케이블TV 요금인상을 억제하는 경쟁 압력이 약화됐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또 8VSB에 대한 소극적 마케팅, 인센티브 축소, 요금할인 축소, IPTV 가입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 유료방송 경쟁제한 조건만 담겨

공정위는 유료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시장에선 안전지대에 해당하거나 결합 뒤에도 시장점유율 증가분이 미미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 관악 동작, 부산 동래 연제구 등 8개 방송구역에서 물가상승률을 초과해 케이블TV 수신료를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인상한도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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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단체가입 수신계약 체결거부 해지 금지 ▲전체 채널수 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신규가입 전환가입시 불이익조건 부과행위 금지 ▲수신계약 연장 전환 거부 금지 ▲고가형 상품전환 강요 금지 ▲채널구성내역과 수신료 홈페이지 게재 사전고지 의무 등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2016년에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서는 경쟁제한성이 너무 커서 불허를 했다”며 “2019년에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인수했고, 그다음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했고 세 번째로 KT가 현대HCN을 인수하는 경우로 방신통신 융합의 추세에서 어떻게 보면 완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