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지연 나몰라 배달앱...공정위 "책임 면책 안 된다"

이용자·자영업자 피해 예방 차원서 플랫폼 사업자 책무 강화

인터넷입력 :2021/08/18 12:00    수정: 2021/08/18 17:09

앞으로 배달앱들이 배달 지연에 따른 책임을 면제 받거나, 음식업주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게 된다. 또 음식 리뷰 등을 아무런 통지 없이 삭제하는 것도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음식업주와 체결한 이용 약관을 심사해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앱 이용자와 자영업자가 입게 될 피해를 예방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책무를 확대한 것이 골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9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공정위는 일부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사용 약관에 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먼저 공정위는 상품 주문 및 배달과 관련해 플랫폼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했다. 앞서 배민·요기요는 배달 지연 등으로 인해 업주와 이용자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공정위는 사업자의 경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면책하는 것이 고객 신뢰에 반해 부당하다면, 법적 책임을 면제할 수 없도록 했다. 앞으로 이용자 손해에 대한 책임을 배달앱 사업자가 부담하게끔 조처한 것이다.

또 회사의 귀책 사유로 손해배상책임 등 법적 책임이 발생할 시 배상 조치의 방식·액수 등을 ‘회사가 정한바’에 따른다고 정한 조항을 삭제해 사업자가 합당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도 불가능하도록 시정했다. 공정위는 해지 사유에 대해 소비자가 사전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미리 통보받아 문제를 시정하거나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봤다.

음식업주와의 계약 역시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해지할 수 없도록 시정했다. 다만, 공정위는 음식업주가 허위 내용을 작성하거나, 타인의 명의를 임의로 사용하는 등 위법상태가 지속하는 경우 사전통지 없이 회원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울러 공정위는 주문 리뷰 등 게시물을 사업자 판단에 따라 아무런 통지 없이 삭제하는 건 부당하고 진단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등 특정 게시물에 대한 블라인드(차단)와 리뷰 차단 등의 임시조치는 사전통지 없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구적인 삭제와 리뷰작성권한 제한 등의 조처는 사업자가 사전에 소비자와 음식업주에게 관련 내용을 통지하도록 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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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공정위는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배달앱을 탈퇴한 후 사업자가 이들의 게시물을 임의로 제3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을 삭제했다. 탈퇴한 회원이 원할 경우 게시물을 즉시 삭제하도록 시정한 것이다.

공정위 측은 “이번 약관 시정으로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불공정 약관을 지속해서 점검해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