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부릉 타고 ‘IT 종합 물류 브랜드’로 진화

누적 투자유치금 1천760억원…물류 인프라와 IT기술로 경쟁력 갖춰

인터넷입력 :2021/08/12 11:02    수정: 2021/08/12 15:26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 대행 업체들 역시 최근 눈에 띄는 외형 확장을 보이고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특히 올 상반기에만 1천억원을 웃돈 자금을 조달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회사는 그간 부릉으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종합 물류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상반기만 '1천억원' 투자 유치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최근 KB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과 하반기 투자에 앞서 브릿지 라운드를 진행했다. GS리테일과 우리기술투자·한세실업·예스24로부터 각각 500억원, 52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투자 유치다. 올해 확보한 투자금만 1천억원 이상이다.

메쉬코리아는 2013년 시드 투자(13억원)를 시작으로, 2016년 시리즈C 단계까지 23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어 2017년 네이버가 240억원, 이듬해 현대자동차와 미래에셋대우가 275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SK네트웍스도 100억원을 투하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총 1천760억원 가량이다.

현재 네이버(지분 20.66%, 최대주주), GS리테일(19.53%), 현대차(9.93%) 등 회사들이 메쉬코리아 지배주주에 올라있다. 네이버와 GS리테일의 경우 커머스를 공통분모로 두고 있어, 언제든 협업 관계를 구축할 공산이 크다.

“자체 데이터 활용해 사업 저변 넓혀…투자 심리 자극”

이처럼 유수 기업들이 메쉬코리아를 향해 잇단 러브콜을 보내는 건 회사 사업 방향과 성과, 그리고 전망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쉬코리아는 2013년 출범 후 내놓았던 심부름 대행 플랫폼 ‘부탁해’를 빠르게 철수하고, 2015년 부릉을 선보이며 배달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로지 서비스에만 힘을 주진 않았다. 주문·배송 및 도로, 유동인구 등 자체 데이터를 수집해왔고,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릉 TMS’를 도입했다.

부릉 TMS는 데이터를 토대로 배달업체와 배달원을 연결하는 자동배차 시스템이다. 배달 시간을 최적화해, 배송 효율화에 강조점을 둔 것이다. 성과는 가시적이었다. 2016년 5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이듬 해인 2017년(301억원)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매출은 재작년 처음으로 1천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9%가량 늘어난 2천56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부릉 전국 배달원은 6만6천명가량, 배달 제휴 기업은 이디야커피와 맥도날드, 다이소, 올리브영 등 300여곳이다.

회사 임직원 약 300명 중 연구개발(R&D) 인원만 100명에 달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여타 배달대행 업체와 달리, 메쉬코리아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저변을 넓혀갔다”며 “차별화 전략이 곧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풀필먼트센터 구축…‘종합 물류 플랫폼’ 도약

메쉬코리아는 실시간 이륜 배달 서비스를 넘어,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유보 현금을 활용해 IT 기반의 물류 시스템을 갖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작년 말 메쉬코리아는 경기 김포, 남양주에 콜드체인 체계를 적용한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아울러 서울 강남, 서초, 송파 3곳에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최근 설립해 도심 내 1~3시간 만에 배송할 수 있게끔 틀을 닦았다.

(사진=부릉)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실시간 배달 노하우에 풀콜드체인시스템을 더해, 이용자들이 빠른 배송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며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MFC 50곳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엔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와 손잡고, 퀵커머스 합작법인 ‘브이’를 설립했다. 상품소싱과 구성은 오아시스가, 물류와 유통을 부릉이 주도한다. 현재 테스트 단계로, 연내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릉의 인프라와 IT 솔루션이 브이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직거래(D2C)에도 무게를 뒀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는 자사몰 운영 브랜드가 늘고 있어,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향후 급증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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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대형 플랫폼에 의지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공할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메쉬코리아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 줄리아루피, 노량진 수산시장의 대표 맛집 형제상회 등과 D2C 서비스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D2C 판매 구조에 최적화된 디지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누구나 물류에 대한 걱정 없이, 온라인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중”이라며 “IT 솔루션과 촘촘한 인프라를 통해 물류와 유통의 모든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