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가 10일 오전 국내 기자단을 대상으로 향후 공정 진행 방향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지난 7월 말 인텔이 진행한 온라인 행사 '인텔 엑셀러레이티드'의 세부적인 내용을 보다 상세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인텔이 올해부터 매년 새로운 공정을 프로세서와 파운드리 생산 공정에 적용하고 2024년부터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을 이용한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정 이름, 실제 게이트 길이와 일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인텔을 비롯해 TSMC, 삼성전자 등이 공정의 미세도를 나타내는 데 사용했던 것은 트랜지스터에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의 길이다. 게이트의 길이를 줄일 수록 같은 면적 안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3차원 구조로 구성된 핀펫(FinFET) 트랜지스터가 등장하면서 평면 단위로 게이트의 길이를 측정하는 방식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됐다. 특히 22nm급 이후로는 'nm'(나노미터) 앞에 붙은 숫자가 실제 트랜지스터 길이와 일치하지 않는다.
새뮤얼 무어 IEEE 스펙트럼 수석편집자는 "7nm 공정 트랜지스터의 중요한 기능은 실제로는 7nm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고 스코튼 존스 IC놀리지 대표는 "인텔 10nm 슈퍼핀 공정은 TSMC 7nm 공정과 견줄만 하고 인텔 7nm 역시 TSMC 3nm와 유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공정 이름 바꾼 것은 정확한 정보 전달 위한 것"
필립 웡 TSMC 연구담당 부사장 역시 지난 해 반도체 컨퍼런스 '핫칩스'에서 "공정 앞에 붙는 숫자는 그저 숫자이며 자동차 모델명과 비슷하다. 공정의 이름과 실제 기술이 제공하는 것을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이 향후 공정에서 'nm' 표기를 생략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텔의 가장 큰 경쟁사인 AMD는 2019년 이후 'TSMC 7nm'를 강조하며 연일 인텔을 압박해 왔다. 이런 결정이 너무 늦었던 것은 아닐까.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고객사에 일관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공정 명칭을 어떻게 부를 것인지 논의를 오래 진행한 결과 지난 7월 말 구체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24년부터 새 트랜지스터 '리본펫' 적용
인텔은 올해 '인텔 7' 공정, 2022년 '인텔 4' 공정, 2023년 '인텔 3' 공정 등을 연이어 적용한다. 매년 새로운 공정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2022년 '인텔 4' 공정에 대해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EUV(극자외선)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와트 당 성능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에 '인텔 5'가 아닌 '인텔 4'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2023년까지 이용하는 공정은 2020년 개발한 트랜지스터 구조 '슈퍼핀'을 바탕으로 트랜지스터를 미세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2024년 '인텔 20A'부터는 새로운 트랜지스터인 '리본펫', 그리고 트랜지스터의 신호 전달층과 전력 공급층을 양면으로 분리하는 구조인 '파워비아'가 적용될 예정이다.
■ "서로 다른 공정 칩 결합하는 기술 연구중"
인텔은 서로 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엮어 한 프로세서를 구성하는 기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처럼 CPU와 AI 가속 칩, 그래픽칩셋을 한 칩안에 모두 넣는데는 생산 비용과 수율 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지난 2018년에는 AMD 라데온 그래픽칩셋과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연결한 노트북용 프로세서가 시장에 나왔다. 여기에는 반도체를 평면으로 배열하는 2.5차원 기술인 EMIB가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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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에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통신칩 등 서로 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차원 적층 구조인 포베로스(FOVEROS)를 공개했고 이를 적용한 첫 제품인 하이브리드 프로세서(개발명 레이크필드)를 지난 해 중순 공개했다.
나승주 상무는 "칩 아래 구리 기둥을 세우는 구조인 포베로스 옴니, 그리고 보완재 없이 칩 사이 구리 배선을 직접 맞닿게 하는 포베로스 다이렉트 등 기술을 연구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