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자의 써보고서] '음질 최강' 소니 무선 노캔 이어폰 'WF-1000XM4'

만족스런 ANC에 '주변소리 듣기' 기능 탁월…무게·답답한 착용감은 단점

홈&모바일입력 :2021/08/08 12:11    수정: 2021/08/08 14:34

무선 노이즈캔슬링 1000X 시리즈 헤드폰으로 유명한 소니가 최근 노이즈캔슬링 무선이어폰 1000X 시리즈 4세대 모델인 'WF-1000XM4'를 새롭게 출시했다. 전작(WF-1000XM3) 출시 이후 2년 만에 나오는 신제품이다.

이번 신제품은 충전 케이스부터 이어버드까지 디자인에서 전작과 큰 변화를 줬으며, 전작보다 더 커진 드라이버 유닛을 통해 사운드 성능도 한층 개선됐다. 소니는 이번 제품으로 '헤드폰에 도전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소니로부터 'WF-1000XM4' 플래티넘 실버 색상을 몇 주간 대여 받아 직접 사용해봤다.

소니 WF-1000XM4. (사진=지디넷코리아)

■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마이크는 금속으로 포인트

먼저 외관부터 살펴보면 충전 케이스는 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전작 대비 크기가 약 40%나 줄어들었다. 매끈하며 작아진 크기만큼 그립감 또한 좋았다.

또한 플래티넘 실버 색상은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메인 마이크는 금속 원 모양으로 표현돼 디자인적으로 포인트가 되는 역할을 한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닐 때면, 주변 지인들은 디자인이 예쁘다며 어디 제품인지 많이들 물었다.

소니 WF-1000XM4 착용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버드는 조금은 길쭉했던 전작과 달리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 플러스'와 비슷하게 둥그런 모양을 채택했다. 이어버드 또한 전작보다 약 10% 작아졌다.

이번 제품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바로 '이어버드 팁'이다. 소니가 새롭게 개발한 '노이즈 아이솔레이션 이어버드 팁'이 제공되는데, 이 팁은 실리콘 지지대와 폴리우레탄 폼팁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적용했다.

소니 WF-1000XM4. (사진=지디넷코리아)

누르는 대로 모양이 변형되는 폴리우레탄 폼 소재는 귀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원래 모양대로 늘어나며 귀에 꽉 맞춰져 외부 소음을 더욱 잘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처음에는 해당 소재가 조금 어색했지만, 쓰다 보니 곧 적응이 됐으며 차음성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 탁월한 ANC에 흠잡을 데 없는 음질

WF-1000XM4에 기대하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이었다. ANC는 외부 소음과 반대되는 파동을 만들어 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능을 말한다.

사용해본 결과 ANC 기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조용한 실내에서는 ANC 기능을 키면 사람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에어컨 소리는 확연히 줄어들었으며, 키보드 소리는 조금 들리는 수준이었다. ANC 기능을 켜고 노래를 틀면 사람 목소리, 키보드 소리, 에어컨 소리 모두 들리지 않았다. 지하철을 탔을 때는 지하철 전동 소리만 약간 들리는 수준이다.

소니 헤드폰 앱에 들어가면 '노이즈캔슬링', '주변 사운드', '끄기' 세 가지를 조작 설정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물리적으로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커널형에 폴리우레탄 폼팁 소재, 여기에 추가로 ANC 기능까지 더해지니 외부 소음 차단 효과는 확실히 컸다.

이번 제품에는 20% 더 커진 마그넷과 내구성이 강화된 진동판으로 이뤄진 6mm 드라이버 유닛을 채택해 저주파대의 소음도 더 잘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소니 WF-1000XM4.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제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업계에서 채택한 오디오 코딩 기술인 LDAC을 소니 완전 무선이어폰 최초로 지원해 무선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기존 블루투스 오디오 대비 약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LDAC으로 무선으로도 유선 연결에 가까운 고해상도 음질을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음질은 저음부터 고음까지 골고루 풍부하게 잘 들렸으며 아쉬운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다만 통화 품질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조용한 실내 공간에서 통화할 때는 목소리가 약간 울리는 듯 했다. 시끄러운 차도 옆에 있을 때는 목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으며 주변 소음도 꽤 전달돼 상대방이 듣기 힘들어했다. 아직 통화 품질은 직접 휴대폰에 대고 말하는 것만큼의 성능을 따라오지는 못하는 듯하다.

■ 자연스런 '주변 소리듣기'…'적응형 사운드 제어' 탁월

소니 WF-1000XM4.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제품에 예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이라고 하겠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면 아무리 ANC 기능이 좋아도 길을 걷거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움직일 때는 외부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는 것이 위험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어폰을 벗지 않고도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이다.

많은 무선 이어폰이 해당 기능을 넣지만, 외부 소음을 더욱 크게 들려준다거나 혹은 자연스럽지 않게 들려줘 오히려 귀를 피로하게 해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주변 소리가 과장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들려 귀가 피로하지 않아 해당 기능을 자주 이용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사용해본 무선 이어폰 중에는 주변 소음을 가장 자연스럽게 들려줬다.

소니 WF-1000XM4에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도 유용했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는 주변 장소와 상황에 맞게 주변 소음과 음악, 음성 간의 사운드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기능이다.

버스를 타고 앉아서 갈 때는 ANC기능이 활성화됐다가, 버스에서 내리면 주변 소리가 들리게끔 자동 조정이 되곤 했다. 멈춤 없이 계속 ANC 기능을 쓰고 싶다면 해당 기능은 꺼두면 된다.

스피크 투 챗 기능은 사용자가 말을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일시 정지되는 기능이다. 사용자의 말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꽤 높아 놀랐다. 하지만 이어폰을 끼고 내가 먼저 말을 하기보다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 때가 더 많아 해당 기능은 생각했던 만큼 유용하진 않았다. 상대방의 목소리는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얘기를 듣기 위해서는 이미 이어폰을 빼거나 혹은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켜 놓은 상태여야 했기 때문이다.

■ 다소 무겁고 답답한 착용감…ANC 자동 꺼짐 종종 생겨

소니 WF-1000XM4. (사진=지디넷코리아)

제품을 써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게와 착용감이다. 높아진 차음성에 비례하는 답답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버드가 전작보다 10% 가량 작아졌지만, 무게는 7.3g으로 여전히 무거운 편이다. 5~6g대 무게의 타사 제품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무거운 것을 느낄 수 있다.

차음성을 높이기 위해 폴리우레탄 폼 소재로 귀를 꽉 막은 점도 착용감 면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 특히 기자처럼 귓구멍이 작은 사람들은 제일 작은 크기의 이어팁을 사용해도 귓구멍에 이어버드를 넣기 조금 어려울 수 있으며, 오래 착용 시에는 좀 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귀 모양과 크기는 사람마다 제 각각이기 때문에 착용감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를 듯 하니 직접 체험해 보는 걸 추천한다.

소니 WF-1000XM4 구성품. 사이즈별 이어팁과 USB-A to USB-C 케이블이 제공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간혹 주변 환경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ANC 기능이 자동으로 꺼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 때문인가 싶어 해당 기능을 끄고 사용해봤지만, 그럴 때도 갑자기 '앰비언트 사운드(ambient sound)'로 전환됐다 빠르게 'ANC' 모드로 돌아오는 소리가 가끔 들렸다.

ANC 기능 사용 시, 한 번 완충하면 8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며 충전케이스를 통해 추가로 16시간 사용이 가능해 최대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면서 배터리 때문에 불편한 점은 딱히 없었다. 5분 충전으로 약 60분의 음악재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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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WF-1000XM4 케이스 후면. (사진=지디넷코리아)

무선 충전 및 IPX4 생활방수 등급을 지원하며, 가격은 29만9천원이다. 30만원 가까이해 타사 10만원대 제품과 비교하면 싼 편은 아니지만, 성능과 디자인을 생각하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해볼 수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 착용감과 타사 제품 대비 조금 무거운 무게 등도 사용 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잘 맞는 특성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소비일 듯 하다.

소니가 이번 'WF-1000XM4'로 무선헤드폰의 인기를 무선이어폰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니 WF-1000XM4는 대나무, 사탕수수, 재활용된 종이를 활용해 친환경 포장을 사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