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가운데 대형 SUV 와 하이브리드차, 수입차 판매는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회장 정만기)가 3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92만4천대에 그쳤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판매 대수가 역대 최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3년 평균 수준을 유지해 양호했으나, 수입차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업체 간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수요 고급화, 양극화 심화에 따라 대형 SUV, 하이브리드차, 수입차 판매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SUV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6% 증가한 20만대, 하이브리드차는 71.3% 증가한 11만3천대만대로 올해 승용차 판매의 40% 가량이 두 차종에 집중됐다. 이는 최근 소득양극화에 의한 수요 고급화 확대, 캠핑 등 코로나로 인한 국내 여행 증가 등으로 풀이된다.
국산차는 6.2% 감소한 반면에 수입차는 17.9% 증가했고 업체별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는 현대차와 기아가 대형 SUV,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모델 부족 등으로 한국GM·르노삼성·쌍용 등의 외자 3사는 34.9% 감소했다.
수입차는 애스턴마틴, 벤틀리, 롤스로이스, 맥라렌,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4억원을 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경유차 감소세가 지속되고 전기동력차 시장점유율이 갑절 이상 확대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기차는 수입차 위주로 시장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 시장점유율이 2.3%에서 4.3%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전기승용차는 지난해보다 51% 늘어난 2만5천대가 등록된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대수 기준으론 지난해 53%에서 올해 60%로 7%포인트 증가했고 금액 기준으론 시장점유율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급증은 수입산과 국내산 간 개소세 부과 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금지 등 수입산 대비 국내산 역차별, 전기차 보조금을 노리는 외국계 기업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 소득양극화와 수요 고급화 경향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 본 전기차 국산·수입 구매 비중은 30~40대의 65%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반면에 50대 이상은 70% 이상이 국산차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버스는 전년 보다 113.5% 늘어난 363대가 신규 등록됐다. 중국산 비중은 35%에서 41%로 늘어났으나, 총 20여 종에 이르는 중국산의 저가공세로 평균 판매가격은 하락세로 나타났다. 전기버스 평균 취득가는 국산이 2018년 4억3천400만원에서 지난해 3억5천500만원으로 낮아졌고 수입은 2018년 3억1천800만원에서 지난해 2억4천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수소차 보급도 증가세를 보였다. 승용차는 지난해보다 갑절 가까이 늘어났고 버스는 보급사업 추진 지자체가 부족하고 지자체별 보조금 규모 차이, 전기차 대비 부족한 보조금 등 때문에 전기동력차 보급사업 가운데 속도가 가장 뒤처졌다.
승용차는 보급계획인 1만5천대 가운데 30% 수준인 4천300여대가 판매된 반면에 버스는 180대를 계획했으나 보급 대수가 13대에 그쳐 달성률이 10%를 밑돌았다.
수입차 판매 대수는 16만7천대로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 15%에서 3.1%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30%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기록을 세웠다.
국가 브랜드별 판매는 독일계, 미국계, 일본계, 중국계 순이었다. 독일계는 상반기 중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중 1위를 기록했다. 내수시장 전체로도 현대·기아차에 이은 3위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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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는 전기차 전 차종 확대와 고급 SUV 브랜드(볼보) 판매 확대로 17.8% 늘어 전년대비 증가율로는 독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자동차 수요의 고급화·개성화·대형화 추세 속에서 수입산 판매만 급증하는 추세는 생각해 볼 일”이라면서 “국내산 판매 부진은 외자 3사의 노사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 기업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하지만 개소세 부과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수입산 대비 국내산 역차별 등에도 일부 기인하는 점을 감안해 국내산이 수입산과 동등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