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증권·캐피털이 상반기 호실적 견인

증권사 없는 JB금융, M&A 의지 드러내

금융입력 :2021/07/30 16:45

지방금융지주들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했다.

양적 성장일 뿐만 아니라 은행 부문에 쏠렸던 수익 구조가 비은행 부문으로 퍼지면서 질적으로도 개선됐다. 증권과 캐피털사가 비은행 부문 실적을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부산 남구에 있는 BNK금융지주 사옥(사진=BNK금융지주)

증권·캐피털 기여도 40% 돌파

지방금융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비은행 부문이 견인했다. 증권·캐피털사 실적은 1년 새 10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BNK금융지주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그룹 이익의 30%를 차지했다. 2분기만 보면 44%로 비은행 영향력이 더 커졌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BNK금융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55% 늘어난 4천6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BNK캐피탈 순이익은 714억원이다. BNK투자증권 순이익은 6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5억원 급증했다. BNK금융 정성재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은 “캐피탈과 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상승했다”며 “그동안 은행에 쏠렸던 그룹의 수익 구조가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말 DG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41.6%로 나타났다. DG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2천788억원이다. DGB금융이 2018년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865억원으로 1년 새 79.8% 급증했다. DGB캐피탈은 1년 전보다 112.2% 폭증한 3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천7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불었다. JB우리캐피탈 순이익이 1천70억원으로 95.1% 성장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30%였던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1년 만에 40%로 10%포인트 올랐다”며 “캐피털사가 비은행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하이투자증권 사옥(사진=하이투자증권)

인수 탐낼 정도로 증권사가 효자

지방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 자회사가 없는 JB금융은 인수합병(M&A) 의지를 드러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27일 열린 상반기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에서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기 위한 자본 여력과 투자 여력이 1~2년 전보다 모두 좋아졌다”며 “자본시장에서 JB금융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증권사나 대형 자산운용사 매물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상반기 실적에서 비은행 비중이 40%나 되지만 캐피털 업종에 치중됐다”며 “분산 효과를 거두기 위해 자본시장 쪽 플랫폼을 인수하는 게 중장기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JB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캐피털사는 자동차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며 “올 상반기에는 부동산 투자나 개인 금융 같은 비자동차 사업이 급격히 기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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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도 비은행 부문 가운데 증권사 가치를 높게 쳤다. 상반기 투자은행(IB) 부문 확대와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 및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크게 늘었다고 BNK금융은 설명했다.

DGB금융도 투자은행(IB)·프로젝트금융(PF) 부문에서 비이자수익이 큰 폭 증가했다고 자평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계절성 요인인 은행 대출채권매각익 빼면 주로 하이투자증권에서 비이자이익 증가를 책임졌다”며 “IB·PF 수익이 늘고 채권·외환·상품(FICC) 부문 호조로 증권 상품 운용 수익도 증가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