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완성차 첫 해외합작…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 박차

현대차-LG엔솔,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 파트너십 강화

카테크입력 :2021/07/29 10:24    수정: 2021/07/29 14:33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은 완성차 부문과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각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톱티어 기업 간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측은 10여 년간 이어온 협력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 배터리셀 합작공장, 최적 입지 조건 갖춘 카라왕 지역 산업단지 내 구축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힌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들어설 카라왕 지역은 브카시·치카랑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산업의 중심지다. 카라왕 노동부가 발간한 ‘서부 자바 연감’ 등에 따르면 2018년까지 카라왕에 산업용지로 조성된 부지는 1천375만6천358ha 규모로 6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 공장을 포함해 총 1천760여개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LG엔솔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자리잡을 카라왕 산업단지 및 인근 인프라 현황

이 중에서도 합작공장이 들어설 산업단지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약 65km 거리에 있다. 공항ᆞ항구ᆞ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망이 촘촘히 구축돼 있어 최적 입지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유치 전략을 통해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전자·건축자재·식품·물류 서비스 등 5대 산업 클러스터가 모두 결집한 대규모 복합 산업단지로 구축되고 있다.

■ 최고 기술력의 NCMA 리튬이온 배터리 10GWh…전기차 15만대분 이상 생산

현대차그룹과 LG엔솔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이 배터리셀은 우선 2024년부터 생산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소루션

양측은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통해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함으로써 폭발적으로 증가할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으로 개발할 전용 전기차 모델에 업계 최고 수준인 LG엔솔 배터리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각 차량 성능과 상세 사양에 맞춰 최적화한 배터리셀을 공급받게 됨에 따라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을 모두 확보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배터리 시스템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는 이번 합작공장 설립과 운영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LG엔솔과의 글로벌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영역인 전동화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안정적인 배터리셀 공급을 바탕으로 배터리 시스템 생산 확대와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외 공장에서의 다양한 배터리 시스템 생산운영 경험을 더해 현대차와 기아에 집중돼 있던 배터리 시스템 공급을 외부로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 원자재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비용 절감…印尼 정부 인센티브 확보 유리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원자재 공급부터 배터리셀 제조, 나아가 완성차 생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와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각종 인센티브 확보에도 유리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0만대 규모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 시장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8월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한 대통령령 공포를 통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기준이 되는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해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초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앞줄 왼쪽)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앞줄 오른쪽),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뒷줄 왼쪽 화면), 토토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영배터리 코퍼레이션(IBC) CEO(뒷줄 오른쪽 화면)가 온오프라인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현대차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과 함께 아태 권역 전체 시장 공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함으로써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엔솔은 합작공장 설립을 계기로 아세안 시장 공략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지난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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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톱티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과 현대차그룹의 오랜 기간 축적된 완성차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그룹 간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