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패션앱 '하이버' 성공 비결..."남성만 주목"

[안희정의 사심가득 인터뷰] 브랜디 하이버 성재민 실장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07/26 17:30    수정: 2021/07/26 21:57

성별을 따지는 앱이 있다. 남성의류 앱 시장에서 월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버다. 하이버의 전체 사용자 가운데 95% 이상이 남성이다. 온라인 광고도 남성만 타깃팅 한다. MZ세대 남성들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쇼핑을 한 곳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스톱' 남성앱을 지향하고 있다. 

여성 패션앱 전성시대에 남성만 고집하는 하이버가 어떻게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는지 하이버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성재민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낮게 평가 받았던 남성앱...남성 맞춤형 버티컬 전략 통했다

하이버는 브랜디에서 운영하는 남성앱이다. 슈퍼앱, 여성 패션앱 사이 나름의 존재감을 뽐내며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남성앱 자체를 낮게 평가하고 있을 때 하이버는 기회를 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종합몰이 아닌 버티컬 앱에서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2018년도부터 남성앱 시장을 봤고, 버티컬 앱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6년도 브랜디가 시작한 후 모든 이들이 여성 쇼핑 시장 집중하면서 그에 대한 가능성만 얘기하고 있었다. 남성만은 다루는 곳은 많이 없었으니까. 남성앱 시작할 때도 반신반의했다. 처음에는 회사가 갖고 있는 패션 자산들을 활용해 남성 플랫폼 시작해보자고 했다. 브랜디와 함께 패션앱을 운영하면서 남성 패션 시장도 확인했고, 2020년 하반기에는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기민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하이버는 최근 월 거래액 100억원을 달성했고, 누적 거래액 1천2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앱 다운로드 수는 6월 말 기준으로 500만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분석한 '패션 앱 사용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하이버의 월간 사용자 수는 69만명으로 남성앱 1위를 차지했다. 2위와는 차이가 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 카테고리를 넓혀온 하이버는 최근 패션은 물론 테크, 그루밍, 스포츠, 아웃도어 상품도 다룬다. 럭셔리관의 경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0%, 거래액은 400% 수치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테크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아 지난 4월 테크 제품 거래액은 전월 대비 약 3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재민 브랜디 하이버 실장

"하이버는 주로 남성들이 이용하니 하이버를 만드는 직원들도 70% 이상이 남자다. 우리가 제일 남자들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감 있게 운영하고 있다. 3년간 데이터를 쌓아왔다. 이 안에서 움직이는 남성 지향적인 데이터가 우리의 자산이다.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보니, 자주 들어오진 않아도 다양한 제품을 한번에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한 플랫폼을 주로 이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도 많다. 이러한 남성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주기위해 코디 등 큐레이션에 집중하고, 상품을 패키지화를 해 구매를 쉽게 하고 있다."

성재민 실장은 하이버팀의 가장 큰 자산을 경험과 데이터로 봤다. 월 100억원의 매출을 내는 남성 버티컬앱의 경험과 인사이트는 단시간에 돈을 투자해서 따라올 수 없다는 판단이다. 직원들의 안목과 경험이 곧 자산이고, 성장의 경험이 선발 주자의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버는 이제 패션앱에서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는 단계다. MZ세대 남성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최근엔 콘텐츠를 더 신경쓰고 있다. 앱 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큐레이션뿐만 아니라 하이버가 대신 리뷰해드립니다(하대리) 유튜브 콘텐츠로도 협력사의 다양한 상품을 리뷰해주면서다.

"판매 상품 수가 100만개를 곧 돌파할 예정인데, 하이버와 함께하는 셀러분들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콘텐츠 팀이 꾸준히 아이템을 발굴해 나가고, 소개하고, 리뷰하는 이유도 소비자를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셀러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서기도 하다. 하대리도 브랜드사의 반응이 좋다. 옷에 대한 리뷰를 자세히 할 수 있고, 소개한 상품의 매출도 늘어날 수 있으니까. 조회수는 10만회가 넘는다."

[이미지] 남성앱 1위 하이버, 누적 거래액 1,200억 달성

남들이 못하는 걸 하자...하이버의 도전정신

콘텐츠와 디지털 광고 전문가인 성재민 실장은 창업 경험이 있다. 12년간 직원 30여명에 매출 50억원 규모의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다가 지난 2020년 브랜디 하이버 마케팅 실장으로 합류했다.

성 실장은 마케팅과 광고 성과를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하이버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직 남성들만을 위한 커머스라는 구체적인 비전도 와닿았기 때문이다.

"하이버는 괜찮은 제품을 고민없이 살 수 있게, 또 구매한 후 만족감을 높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려 말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소통한다. 그동안 창업을 통해 배웠던 여러가지 노하우를 하이버에 적용할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회사 내부에서도 브랜디, 하이버, 마미로 이어지는 세 개의 조직이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하이버 운영사 브랜디는 전직군에 걸쳐 계속 채용 중이다. 수퍼위크라는 채용 기간을 정해두고, 입사 확정 시 입사일로부터 1주일간의 유급휴가 및 리프레시 지원금 100만원을 함께 제공한다. 지원자는 원하는 서비스, 포지션을 자유롭게 선택해 지원할 수 있고, 직접 희망 직무를 제안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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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실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인만큼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직원이 함께하길 원하고 있다. 성 실장은 남들이 못하는 걸 도전해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지원해 달라고 얘기한다.

"남성 시장, 아직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이버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경쟁자도 나올 것이다.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싶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싶다면 함께하자. 남성의 전체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고 해결해주는 앱으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