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끝난 트리플…"여행,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희정의 사심가득 인터뷰] 여행 플랫폼 트리플 김연정 대표

인터넷입력 :2021/06/29 08:37    수정: 2021/06/29 13:56

기자의 트리플 앱에는 지난해 가지 못했던 발리 여행 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초에 항공권 예약을 끝내고 트리플 도움을 받아 여행 계획을 세웠지만, 실천할 수 없는 일정으로 남았다. 아쉬움에 트리플 앱만 들락날락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즌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기자처럼 해외여행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트리플 앱에 접속하는 월 순 방문자 수(MAU)가 지난해에도 20만명 수준을 유지하자 김연정 트리플 공동대표는 국내 여행 서비스를 더는 미뤄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해외여행 플랫폼으로 시작한 트리플은 지난해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 여행 서비스도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600만명의 유저가 가입했었는데, 국내 여행 서비스를 시작하고 50만명의 가입자가 더 발생했다. 이들은 또 활발하게 데이터를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트리플은 국내외 여행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앱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아직은 모든게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다고 할 순 없지만 힘든 도중에도 야놀자 등으로부터 200억원 투자도 받았다. 트리플의 김연정 대표를 최근 판교 사무실에서 만나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트리플 김연정 공동대표

1년만에 국내 전체 도시 서비스…타 앱이 범접할 수 없는 데이터 모였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쉽지 않아지면서 여행 플랫폼 트리플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김연정 트리플 대표는 지난해 "바닥을 쳤었다"라고 표현하며 절박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트리플은 애초부터 스마트한 해외여행에 초점을 맞춰 탄생한 앱이었으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당연했다. 월 순 방문자수(MAU)가 반 토막이 났다. 매출은 차라리 아예 없는게 나았다. 환불 등으로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이있다. 그렇지만 지속해서 방문해주는 사용자로 인해 힘을 얻었다. 1년만에 국내 전체 도시를 서비스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작년에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자연스럽게 앱 다운로드 수 1천만까지 예상했었어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내 도시 서비스를 하지 않는 트리플이 제주도 서비스를 오픈하려고 했죠. 지난 2019년도까지 제주도 서비스를 요청하는 문의가 해외 어떤 도시보다 앞도적으로 많았어요. 근데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앞당겨지게 됐네요."

트리플이 해외여행 서비스만 제공했던 이유는 국내 여행 보다는 접근성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국내 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반면, 해외여행은 망쳤을 때의 기회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에서는 페인 포인트가 없었어요. 서비하는 플랫폼도 많았죠. 해외여행은 휴가도 내야 하고, 돈도 더 많이 들어야 하니까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블로그 도움을 받으면 맛집 정보는 나오지만,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얻기는 너무 힘들잖아요. 앱은 사용자가 몇시에 어디 있는지 아니까 동선을 추천해줄 수 있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필요해서 트리플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해서 국내 도시도 서비스하게 되면서 MAU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권 예약도 크게 늘었다. 트리플에는 직접 쌓은 국내 명소와 맛집 등의 데이터도 풍부하다.  

트리플은 지난해 11월 항공권 예약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국내선 항공 월 거래액이 시작보다 1120% 늘었다. 트리플이 직접 구축한 빠르고 쉬운 예약 서비스로 주간 항공권 예약 건수도 오픈 첫 주 대비 30배 이상 증가하고, 항공권 검색량도 400% 상승하는 등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해외여행 시장을 대비해 스카이스캐너와 제휴도 맺었다. 여기서도 국내선 항공권을 발권수수료 없이 구매할 수 있다.

트리플 김연정 공동대표

"여행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회사"

네이버와 카카오를 두루 걸친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혁신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 그 울타리를 벗어나 사용자를 설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카카오에서 나와 최휘영 NHN 전 대표와 함께 트리플을 만들었다. 최 대표는 경영을, 김 대표는 실무를 맡고 있다.

약 5년 전 11명으로 시작했던 트리플은 어느새 80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100명까지 직원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트리플 복지로 트리플 노마드(해외 근무)를 꼽았다. 근속연수 3년이 되면, 한 달 동안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복지 말이다. 일부 체류비도 받고 월급도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한다.

"앱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에 나가 직접 사용해 보는 거라 생각해서 이런 복지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콘텐츠 기획자도 해외 근무를 할 수 있지만 개발자가 가기도 하죠. 해외에 가서 분명 느끼는 게 있고, 그것이 서비스에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트리플은 임직원에게 국내 숙박 시설은 1박당 5만원, 해외는 10만원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추석 연휴부터는 다시 여행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해외까지 활짝 열리면 트리플의 성장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되죠. 현재 전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열심히 재미있게 일할 분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일을 잘 하는 동료가 많은 회사', '성장의 기회가 많은 회사'라는 평을 받고 있을 만큼 훌륭한 구성원과 기업 문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는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를 함께 볼 분들이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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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성수기 중에는 제주 맛집에서 줄을 서지 않고 대기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 예정이다. 해외여행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국내 여행 서비스도 탄탄하게 만들어 여행 하면 떠오르는 대표 플랫폼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1년동안 힘들었지만,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를 대비해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항공권 시스템도 갖춰놓았고, 숙소와 투어 등도 국내와 글로벌 할 것 없이 다 커버할 수 있게 됐죠. 국내엔 아직 경쟁자가 많겠지만, 해외여행 서비스 앱으로는 자신있어요. 어떤 나라나 도시가 안전한지 정보를 빨리 제공해주고, 트리플 앱 안에서 나만의 패키지 여행을 만들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여행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앱이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