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이롭게 하자"...제프 베조스가 우주로 가는 이유

블루오리진, AWS 이노베이션데이에서 비전 공개

컴퓨팅입력 :2021/07/21 20:13    수정: 2021/07/21 22:44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자신이 설립한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만든 로켓을 이용해 고도 100km 상공까지 올라가 3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무사히 돌아왔다. 우주 광광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베조스와 블루오리진이 그리는 큰 그림은 '우주 관광'보다 '우주 접근 비용 감소'에 방점이 찍혀있다. "지구를 이롭게 하기 위해 사람들이 우주에서 살고 일하게 하자"는 게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인류와 지구 보호'에 베조스의 대한 관심은 아마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아마존 기후서약'에 서명하고, 100개 이상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아마존웹서비스(AWS) 이노베이션 데이'에서는 이런 블루오리진의 비전과 우주 경제 개념의 부상, 아마존 기후서약 등에 대한 상세히 소개됐다.

제프 베조스(이미지=블루오리진)

"블루오리진, 2022년 뉴글렌 도입 기대하시라"

블루오리진은 상업적 우주 비행이 가능한 준궤도 및 궤도 로켓을 만들고 있는 우주개발기업이다. '한 걸음씩 맹렬하게(Gradatim Ferociter)'라는 회사의 모토처럼 2000년 설립 이후 10년 이상을 추진체인 로켓콰 사람이 타는 캡슐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해 왔다.

이날 행사에서 블루오리진 우주여행 판매 이사인 아리안 코넬은 "우리의 비전은 지구를 이롭게 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우주에서 살고 일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우주 접근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보고,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개발에 집중해 왔다"는 설명했다.

블루오리진은 이를 위해 로켓의 발사, 착륙, 재정비, 그리고 재비행하는 방법을 익히고, 사람을 태우기 위한 비행체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는 유인 비행을 결정하기 전에 뉴 셰퍼드 시험비행을 15번이나 진행했다.

블루오리진의 대형로켓 뉴 글렌 이미지

코넬 이사는 우주여행 과정도 공개했다. "뉴 셰퍼드 탑승객은 우선 웨스트 텍사스 발사시설에서 3일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발사 당일 아침에는 우주복을 입고 비행 약 30분 전에 캡슐로 들어가 안전벨트를 채우고 대기한다.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로켓이 국제 공인 우주 경계선인 고도 100km 상공의 카르만 라인을 향해 이륙하는데, 이때 발 아래에서 요동치는 소리가 느껴진다. 로켓이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마하3의 속도에 도달하면 압력이 느껴지고, 압력은 서서히 증가해서 최대 3G에 이르게 된다.  고도 75Km 상공에서 캡슐은 로켓에서 분리돼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5Km까지 올라간다. 이 지점에서 무중력 상태가 되고, 탑승객들은 안전벨트를 풀고 3분간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다. 탑승객들이 자리로 돌아와 안전벨트를 채우면, 캡슐은 낙하산을 이용해 하강하게 되는데, 11분의 비행 중 경험하게 될 가장 높은 중력가속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순간적으로 지나간다. 그리고 나서 3개의 낙하산이 펴지면서 텍사스 착륙장으로 부드럽게 하강하게 된다."

2022년 하반기에는 대형로켓 뉴 글렌의 발사도 예정돼 있다. 뉴 글렌은 뉴 셰퍼드보다 35배 강력한 엔진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코넬 이사는 "뉴 글렌을 도입해 운항 비용을 낮출 것"이라며 "이것은 우주에서 수백만 명이 살고 일한다는 우리의 비전을 이루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주 접근 비용을 낮추면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조직이 우주라는 고유한 환경과 고유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넬 이사는 이런 노력이 누적되면 먼 미래에는 "별들 사이를 탐험하거나, 다른 행성으로 가서 착륙하거나 또는  우주식민지를 만들어 인간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가능한 미래의 현실"이라고 했다.

톰 소더스톰 AWS 글로벌 공공 부문 기술총괄리드가 AWS이노베이션데이에서 우주 경제에 대해 소개해고 있다.

"팽창하는 우주경제...AI·IoT·3D 프린터가 이끈다"

이번 행사에서 톰 소더스톰 AWS 글로벌 공공 부문 기술총괄리드 "왜 지금 우주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다.


소더스톰 리드는 이전에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에서 IT CTO로서 우주 경제를 추진하는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인류와 지구를 보호하는 것이 첫 번째지만, 이와 함께 우주 탐사 비용이 갑자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 중요했다"고 자답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주선을 만들고 발사하고, 데이터를 추적하는 비용이 모두 크게 줄어 들었다.

먼저, 기존 우주선보다 훨씬 작은 큐브위성이 등장하고 모든 센서들도 소형화 되면서 15년 전에 비해 오늘날 우주선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5분의 1에 불과해졌다. 또, 발사비용도 훨씬 더 낮아져 15년 전 비용의 20분의 1에 불과해졌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다운로드 비용도 예전에 비해 훨씬 낮아진데다가,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팽창하는 우주 경제를 만들어 내는 기술로 기계학습, 강화형 기계학습, 딥러닝 같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다양한 유형의 프로세서, 특화된 데이터베이스, 3D 프린팅 기술 등을 꼽았다. 

그는 "우주는 마지막이 아닌 다음 미개척 영역이며, 우리는 그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성장하는 우주 경제를 활용해 우리를 더 멀리 더 빠르게 우주로 데려가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샐리 파우츠 아마존 기후서약 이사가 AWS이노베이션데이에서 조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10년 앞당겨 달성"...아마존, 탄소중립에 진심

아마존 기후서약은 파리협정 목표보다 10년 빠른 204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이루자는 약속으로, 현재 1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IBM, 유니레버, 버라이즌,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펩시코 등이 가입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샐리 파우츠 아마존 기후서약 이사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모든 기업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파괴적인 위험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강화하고 솔루션에 투자하는 데 있어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기후서약을 공동설립한 이유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파우츠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2021년 4월 현재 아마존은 전 세계 206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에서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이며, 이것은 매년 수백만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여 사옥을 탄소배출 넷제로 건물로 전환하는 것이 포함된다. 전기차 제조업체와 파트너를 맺고 고객 물품 배송에 활용하고 있다. 자연 기반 기후 솔루션 및 도시 녹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바로 지금 기후펀드(Right Now Climate Fund)'도 출범시켰다. 또 저탄소 경제를 촉진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협력하기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기후서약펀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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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아마존은 당초 목표 보다 5년 앞선 2035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달성하기로 했다.

파우츠 이사는 "이 모든 노력이 모든 분야에 걸쳐 연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며 "기후서약에 가입한 기업의 연간 총매출액은 1조4천억 달러 이상이며 16개국 25개 산업 분야에 걸쳐 500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약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미칠 수 있는 집단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