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SA 상용화...초연결 네트워크 진화 경쟁 시작

계속 미뤄진 5G SA 상용화, 기술 방식 별 특장점 달라

방송/통신입력 :2021/07/15 18:53    수정: 2021/07/15 21:49

5G 통신 단독모드(SA)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B2C 5G 통신 상용화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지난해부터 기술 검증을 거쳐 상용망 적용을 검토해온 가운데, KT가 일부 단말기 대상으로 15일부터 상용 서비스에 나서게 됐다.

앞서 이통사 외에 구미에 마련된 5G융합서비스 테스트베드에서도 SA모드를 적용키로 했다. 정부의 지원 아래 5G 융합서비스를 실증하는 곳에서도 향후 상용화될 5G SA 환경에서 미래 서비스를 구현토록 해본 것이다.

KT 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5G SA 상용화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기술개발에 나섰기 때문에 상용망에 옮기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회사의 네트워크 운영 전략에 따른 차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5G 통신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고, 세계 각국이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5G의 실질적인 기술 진화가 적용된 점이다.

이전 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에서는 예컨대 비인접 주파수를 묶는 주파수 집성기술(CA) 을 통해 진화된(Advanced) LTE를 뜻하는 ‘LTE-A’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후 다중입출력(MIMO), 쾀(QAM) 등의 세부 기술이 더해지면서 LTE 방식의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즉, 5G에서도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더해지면서 5G 통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경쟁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5G SA 옵션2 아키텍처. (자료=GSMA)

■ 5G SA도 서로 다르다고?

KT가 도입한 5G SA 옵션2는 5G 코어 네트워크와 엔드유저의 모바일 디바이스 간에 5G 기지국만 거치는 방식이다.

통신업계 내에서 KT의 5G SA에 이견이 나오는 이유는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준비하고 있는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5G 코어 네트워크와 모바일 디바이스 사이에 5G 기지국과 LTE 기지국을 모두 활용한다.

5G SA 자체가 LTE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는 것을 뜻하지만 옵션4의 경우에는 코어 네트워크는 5G 기술방식을 따르면서 기지국 단에서는 LTE 기지국을 보조로 활용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이 KT를 겨냥해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 실제 데이터 전송 다운로드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날을 세우는 것도 기술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KT의 옵션2 방식이 LTE 기지국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질 경우에 LTE 네트워크로 접근이 이뤄진다. 다만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옵션4와 같이 5G와 LTE의 이종망 결합을 통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것과 강조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KT 측은 우선 옵션2 방식의 5G SA를 통해 단말기의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옵션4 SA나 이전 NSA(비단독모드) 등에서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안테나가 두가지 신호를 잡는데 전력을 소비한다면, KT의 옵션2 방식은 5G 네트워크만 우선 접근하기 때문에 안테나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5G 특장점, 어디를 강조했을까

배터리 소모와 별도로 옵션2와 옵션4 SA 방식의 가장 큰 가치는 서로 다른 지향점에 있다.

KT의 옵션2 SA 방식은 5G 통신이 추구한 ‘초저지연’에 방점이 찍혀있다. 현재 구축된 상용망에서 5G SA를 하기 되면 KT는 10ms 수준의 레이턴시 구현이 가능해진다. LTE와 함께 쓰는 NSA 방식에서는 LTE 수준의 레이턴시인 30~40ms 수준이다.

즉, 가상현실(VR)과 같이 초저지연 속도를 강조하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통신의 지연 속도를 늦추는 게 유리하다.

KT의 5G SA 상용화로 VR 서비스 등에 강점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갤럭시S20 시리즈 대상으로 SA를 시작했지만 향후 B2B 서비스 등 산업 현장에서도 지연속도를 중요시하는 부분에 장점을 지닐 수 있다.

이와 달리 SK텔레콤의 옵션4 SA 방식은 데이터 전송 속도에 강점이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무엇보다 주파수의 대역폭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SK텔레콤과 KT가 할당받은 5G 주파수는 B2C 용으로 100MHz 폭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옵션4 방식을 추구하는 SK텔레콤은 5G에 결합하는 LTE 주파수의 대역폭을 더할 수 있다.

KT가 고속도로 하나에 차량을 모두 소통시킨다면, SK텔레콤은 고속도로 옆에 간선도로를 붙여서 쓰는 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5G 100MHz 폭에서 구현할 수 있는 이론적 최대 속도 1.5Gbps와 145MHz 폭의 LTE 주파수로 구현했던 이론상 최대 속도 1.2Gbps를 더해 초당 2.7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론 상의 최대 속도이지만 실제 KT가 구현안 옵션2 방식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빠르고, 대신 LTE 수준의 레이턴시에 머물러야 한다. 5G 특성 가운데 하나인 초고속의 장점을 키우고 초저지연은 LTE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방식에서 초저지연을 강조하는 5GX 터보모드 케이스에서는 결국 5G 네트워크에만 데이터 신호를 물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KT의 방식과 결국 차이가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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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마케팅 측면에서 경쟁사 간에 신경전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B2C 환경에서는 KT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오히려 줄어들거나 SK텔레콤의 지연속도를 스마트폰에서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00MHz 폭에 이르는 밀리미터파를 서브-6(현재 3.5GHz, 6GHz 이하 대역 주파수) 결합해 쓰는 방식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두 기술 모두 5G 표준이 추가 마련되고 기술개발이 추가로 이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과도기적 단계에 불과하지만, 5G 통신 기술이 진화하고 경쟁 단계에 들어간 점은 중요하게 바라볼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