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인터파크, 누가 탐낼까?

뚜렷한 인수 후보 아직…티켓 판매 시너지 가능한 네이버, 카카오, 롯데 등 거론만

유통입력 :2021/07/13 18:31    수정: 2021/07/14 10:11

안희정, 김성현 기자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롯데 등 인수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언급되고 있다. 항공과 티켓 판매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또 다른 사업 확장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터파크 자회사인 기업 소모품 전문 쇼핑몰 아이마켓코리아를 빼고 매각이 진행되는 만큼 매각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도 평가한다. 또한 실적 등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상태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앞으로 예비 입찰이 진행돼야 인수 후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이미 올해 초부터 NH투자증권에 매각 자문 요구서를 보내고 매각 절차를 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이기형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28.41%이다. 이기형 대표는 최대주주로 주식 2천25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27.71%이다.

업계에서는 인터파크 매각가가 1천6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터파크 시가총액은 13일 기준으로 5천600억원이다. 전날 매각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하루 만에 4천500억원에서 약 24% 증가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점유율 2%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재작년 영업이익 452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영업손실 112억원, 순손실 258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배당 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의 경우, 2019년 약 836억원에서 지난해 –1천263억원으로 악화됐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적자 61억원, 순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비율도 기준점(100%)을 약간 넘어선 115%로, 현금 창출력에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매각 검토 단계일 뿐,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관계자는 “기업 분할이나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쳐볼 수도, 반대로 매각을 철회할 경우의 수도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를 둘러싼 투자자 자금 회수(엑시트) 이슈는 올 초부터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수자가 희망하는 자산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이번 딜의 핵심”이라며 “쇼핑보단 여행·공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인터파크 강점을 미뤄보면, 후보군 압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장사 M&A의 경우 본질 가치와 다르게, 주가 추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치솟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매각 가격이 지난 1월 거론된 금액보다 더 높은 수치로 언급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항공과 티켓 판매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NHN티켓링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NHN 또한 인터파크를 인수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NHN 자회사인 여행박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샤롯데씨어터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도 언급된다. 롯데는 계열사로 롯데제이티비도 보유하고 있다. 공연과 여행업에서 인터파크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사모펀드(PE)운용사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은 특히, 자본력과 시장 내 위치가 중요하다”며 “롯데도 대표 후보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해당 사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네이버와 카카오 관계자 모두 "검토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PE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사업을 자체적으로 확장할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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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듯, PE나 인터파크 경영 전략과 합이 맞는 기업들이 협상에 적극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IB업계에서는 인터파크가 코로나19가 완화되고 있는 시점을 매각을 시작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의지를 가진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는 않고 있고, 코로나19가 4차 유행이 매각 절차에서 새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