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클라우드 없이 기업 혁신 못 따라간다

리차드 테일러 AWS 아시아태평양 일본 디지털 혁신 부문 총괄

전문가 칼럼입력 :2021/07/09 13:55    수정: 2021/07/09 14:09

리차드 테일러 AWS 아시아태평양 일본 디지털 혁신 부문 총괄

필자가 영국 해협의 저지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을 때, 아버지, 남동생과 함께 스포츠를 보려고 오래된 TV를 켜곤 했다. 포뮬러 1(F1) 레이싱은 비록 경주차들이 카메라나 기술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달리곤 했지만, 우리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스포츠였다.

리차드 테일러 AWS 아시아태평양일본 디지털혁신부문 총괄

2018년 F1이 AWS 기반의 F1 인사이트를 선보이며 경주 데이터 분석결과를 시청자 화면에 라이브피드로 제공하게 된 이후로 이제 레이싱은 훨씬 더 풍부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다뤄지고 있다. 필자는 싱가포르에서 휴대폰을 통해 각 경주차에서 매초마다 쏟아져 나오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실시간 자동차 성능점수 서비스를 즐겨 이용한다. 이를 통해 내가 응원하는 경주차가 어느 항목에서 어느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실시간 정보가 있어야 기업도 자신의 능력을 신속히 파악하고 시장의 변화에 맞는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 팬데믹 기간 중에 디지털 기업이든 전통 기업이든 모두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든 기업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직면하자,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채택하고 클라우드를 사용하여 빠르게 적응했다.

다른 기업들보다 더 빨리 움직인 기업들도 있다. 레거시 시스템을 가진 기업들은 움직임이 느려 보인다. “기업의 규모 때문에 또는 기업의 특성때문”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속도는 기업의 특성에 의해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다. 속도를 원한다면 클라우드를 선택해야 한다. 최근 맥킨지 기사에 따르면, CEO들에게 클라우드는 단순히 수익 증대와 효율성을 위한 엔진이 아니다. (클라우드의) 속도, 규모, 혁신 및 생산성 혜택은 현재와 미래의 광범위한 디지털 비즈니스 기회를 추구하는 데 필수적이다.

■ 기업 문화의 변화

기업들은 조직 문화를 바꾸고 속도의 중요성을 받아들임으로써, 사안의 시급성을 인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속도에 맞춰진 문화에서는 실험이 적극적으로 장려받으며 보상을 받는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은 아니지만, 기업은 빠른 속도로 혁신할 방법을 배우면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아마존은 창립 27여 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첫날(Day 1)’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일을 할 때 항상 첫날인 것처럼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을 살리고 있다. 팀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기업 문화의 원칙 안에서 일을 한다.

상하를 막론하고 고도의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면 할수록, 아마존과 아마존의 고객들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팀의 비전과 배경을 자체적으로 설정하고 빠른 속도와 높은 품질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1994년 설립 이후,  모든 직원들이 알고 있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번째는 고객에 대한 집착이다. 이는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라는 아마존의 미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혁신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장기적인 비전은 고집스럽게 유지해야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통적인 기업 계층 구조에서, 하급 직원이 새로운 시도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었다고 하면 직속 상사, 그 상사의 상사, 그 상사의 상사의 상사 등을 설득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재 체계에서 한 명이라도 노(No)를 하면 전체가 무산된다."

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식별, 검증, 승인하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험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업무의 민주화에 더 없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쉽게 제시할 수 있게 하고 신속한 검토를 한다. 시간만 낭비하거나 고객 불만족을 초래하는 프로세스를 생각해보라. 사람들은 불평을 하면서도, 변화를 실행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노력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제는 ‘너무 어렵다’고 단정하게 되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해결책을 제안하는 팀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준다고 생각해보라. 그 프로세스가 빠르고 고통 없이 변화를 가져온다고 상상해 보라. 매주 얼마나 많은 멋진 아이디어가 생겨날까?

■ 생각은 크게 실행은 작게

크게 생각하는 것이 혁신의 특징이다. 하지만, 우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더 큰 실험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그 프로세스의 위험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가장 강력한 혁신이 종종 단순화를 통해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작게 보이는 한 번의 비용 절감 또는 시간 절감은 그 규모를 키우게 되면 회사와 고객 모두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크게 생각한다는 것은 또한 매우 작고 되돌릴 수 있는 실험으로 큰 아이디어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양방향 문’을 찾는다. 만약 실험이 실패한다면(흔히 일어나듯이), 비용이 많이 들고 되돌리기가 어려울 수 있는 '일방통행 문'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기보다는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기업은 매우 적은 위험으로 빠르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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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기술에 대한 혁신적인 사고의 좋은 예는 급성장 하고 있는 스타트업 포멜로 패션에서 볼 수 있다. 동남아 의류 유통업체인 포멜로 패션은 머신러닝(ML)의 가능성을 깨닫고, 낡은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아마존 퍼스널라이즈를 활용해 실시간 맞춤형 쇼핑 추천을 통한 새로운 아이템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고객 경험을 창출해냈다. 포멜로 패션은 이 기술을 활용해 2020년 11월 새로운 맞춤형 추천을 통해 포멜로의 온라인 스토어 전체적으로 60%의 제품 클릭률을 기록하며 카테고리 페이지 매출 15% 증가를 달성했다.

기업은 혁신에 자신들의 사운을 걸 필요는 없지만, 전통적 사고방식이 발목을 잡게 해서도 안 된다. 팀에 적극적으로 권한을 부여하여 ‘예스’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소규모 실험을 하는 방식으로 높은 속도의 의사 결정을 촉진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한다면 F1의 속도로 기업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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