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수주잔고 130兆 넘었다…"분사 검토 중"

2025년까지 분리막 사업 3배로 확대…폐배터리 재활용 등 新시장도 진출

디지털경제입력 :2021/07/01 10:04    수정: 2021/07/02 16:44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배터리 사업에서 지금까지 '1테라와트(TW)+알파(α)' 규모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원화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의 규모다. 분리막 사업 규모도 2025년까지 3배로 확대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신규 시장에도 진출한다.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 분사도 적극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회사 경영진과 국내외 시장·언론 관계자 등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카본 투 그린'…친환경 배터리 사업에 힘 준다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 전략은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이다.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회사는 올해 신년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Green Energy & Materials Co.)'로 설정한 바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주 잔고가 1TW+α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2017년 5월 당시 60기가와트시(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내년 말이면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다"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이것이 SK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 난다. 지 대표는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한다"며 "EBITDA(세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천억원까지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재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2025년엔 3배인 40억㎡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분리막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올해 기준 3천억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조4천억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兆)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폐배터리·ESS·플라잉카·로봇으로 배터리 사업 영토 확장

폐배터리 재활용(BMR) 등 신규 사업도 키운다. SK이노베이션은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다.

BMR 사업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 국내외에서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2025년 기준으로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천억원의 EBITDA를 창출할 전망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도 확장한다.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한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연구해 배터리 생애주기(Life-time)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SK서린사옥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에 대한 분할도 검토 중이다.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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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준 사장은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인수·합병(M&A)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