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 높이려면 기업 전략으로 ESG 내재화해야"

제4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ESG, 규제 아닌 기업가치 향상할 기회"

디지털경제입력 :2021/06/30 10:41    수정: 2021/06/30 10:42

국내 기업들이 ESG를 기업 전략으로 완전히 내재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현정 ERM코리아 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에서 "ESG를 규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의가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율촌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포럼에선 'ESG시대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창출 방안'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서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ESG 경영을 중심에 두고 신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소비재 기업들의 자원재활용 상품 출시,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교육을 위한 게임·앱 개발, 탄소배출량이 높은 전통 기업들의 친환경 사업모델로의 전환이 예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

허위·과장된 ESG정보가 소송 등 법률적 리스크를 촉발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ESG정보를 제공할 때 자체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영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환경·안전·노동·거버넌스 등의 이슈에서 비롯되는 ESG소송은 기업의 사업모델이나 행동양식 자체를 바꾸는 데 궁극적 목표를 둔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법률리스크는 기존의 부분적이고 간헐적인 법률리스크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은 자사가 제공하는 ESG정보를 신뢰성, 비교가능성, 증명 가능성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면서 "법률 리스크에 비례해 '리스크 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회사 정보에 대해 심층조사가 가능한 레드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에 ESG기업의 주가 상승은 일반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ESG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SG펀드가 유사한 인덱스투자를 하는 일반펀드의 경우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이는 ESG가 기업의 재무적 가치 창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걸 보여준다"며 "기존의 규제·여론에 대응키 위한 ESG 리스크 관리 전략과는 별개로 새로운 가치창출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결과"라고고 분석했다.

이어 "ESG가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투자자들도 기업에게 친환경 사업 진출 등 ESG경영을 요구하는 경우가 증대되고 있다"며 "해외에선 투자자들이 ESG경영을 요구하면서 이사회 이사 선출에 개입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들도 ESG 관련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업이 ESG를 단순 부담이 아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현재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도입하면서 신사업 창출보다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패러다임 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사업 진출 등 경영전략에 ESG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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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성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세계 각국의 ESG 도입이 우리 기업과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론 ESG를 통해 한국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정부도 기업이 ESG경영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정책들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엔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양원준 포스코 부사장, 양상철 한화솔루션 상무, 이상수 DL이앤씨 상무, 전태현 GS에너지 상무 등 정부·업계의 ESG 전문가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