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친환경 사업에 쓸 수 있다"

이상권 유니네트워크 대표 인터뷰

컴퓨팅입력 :2021/06/25 16:43    수정: 2021/07/23 09:07

"공기는 눈에 보이질 않은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데이터로 나타내고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여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자발적으로 공기질 데이터를 공유하게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올릴 때 리워드도 주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로 '공기 맛집'을 인정 받게 해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청정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요?"

이상권 유니네트워크 대표는 최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진행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개발중인 블록체인 기반 청정공기 서비스 플랫폼 '퓨리에버2.0'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니네트워크는 회사의 정체성을 '웰빙 청정 환경 서비스' 제공 업체로 정의하고 있다.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는 제품과 서비스, 청정 데이터 플랫폼, 리워드 체계가 융합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상권 유니네트워크 대표(사진=유니네트워크 제공)

다양한 청정 활동 중에서 가장 먼저 사업화에 시동을 건 분야는 공기질 개선 사업이다. 실제 이미 제도적으로 미세먼지는 재난으로 규정돼 있다. 또,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지하철역사, 대합실, 어린이집, 노인요양시설, 의료기관, 실내주차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공기질 관리는 의무가 됐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는 재난 수준에 왔다"며 "공기 청정 산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유니네트워크는 퓨리에버 플랫폼을 중심으로 공기 청정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퓨리에버 플랫폼 생태계는 이렇게 작동한다. 퓨리에버 자체 기획 제품인 공기질 측정기 '퓨리에버 PS2.0'을 이용해 공기질을 측정하고, 측정기에서 나온 데이터는 데이터 등록 및 관제 서비스인 퓨리스캔을 통해 관리된다. 측정기에 와이파이 모듈이 포함돼 있어, 퓨리스캔에 측정기를 등록해 놓으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올라가는 구조다.

단순히 측정기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히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독려하기 위해 블록체인이 활용된다. 퓨리스캔에 12시간 이상을 데이터를 올리면, 블록체인 기반 퓨리에버토큰(PURE)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측정기 가격이 49만원인데, 데이터를 기록하면 월간 약 4만5천원 상당의 토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11개원 정도면 측정기 구매 가격을 보상받는 셈이 된다.

또, 퓨리에버 자체 제작 공기청정기나 퓨리스캔 키트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공기 청정 활동을 해도 토큰 보상을 제공한다.

퓨리에버 플랫폼 사업 개념도

이 대표는 "이렇게 하면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공기질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기질이 데이터로 눈에 보이게 되면 '청정 공기'가 그 자체로 서비스화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가 강조하는 바다. 그는 "더 중요한 부분은 해당 장소의 공기가 깨끗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되면서 '청정한 공기'도 서비스의 일환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퓨리에버 플랫폼을 통해 '공기맛집'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니네트워크는 일반 사용자들이 공기질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퓨리온'도 개발 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 목표다.

공익적인 목적이 강한 사업이지만, 유니네트워크는 확실한 수익 창출 모델도 수립했다. 공기청정 활동에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첫 번째다.

회사의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 퓨리에버PS2.0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성능인증 1등급을 획득한 제품이다. 공기질 데이터를 신뢰하려면 측정기의 신뢰가 보장돼야 하는 만큼 측정기의 성능 향상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간이 측청기 최초로 기준 기기급 기기와의 비교 테스트를 통해 보정계수 값을 산출해 적용했고, CF인증으로 정확도를 인정 받았다"며 품질 면에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니네트워크는 측정기 이외에도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플라스틱처리기 등 청정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흡착할 수 있는 소재를 제품화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실제 서초구에서는 유니네트워크의 공기정화 소재를 부착한 마을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일명 '버스 마스크'를 착용한 버스가 운행하면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흡착하고, 센서를 통해 공기질도 모니터링 한다.

향후에는 공기질 데이터를 유통하는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수천억을 들여 학교, 노인복지회관 등이 공기청정기를 보급했는데 실제 얼마나 공기질 개선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다"며 "기본적으로 공기질 데이터가 확보되면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리스캔에 공기질 데이터를 등록하면 퓨리에버토큰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퓨리온 플랫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메인넷이 완성되면 다양한 사업 추진에 보다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퓨리에버 테스트넷은 차주 중 출시될 예정이다. 하반기까지 메인넷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메인넷도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아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구축하는 플랫폼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청정 활동 보상이 핵심이다"며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만큼 메인넷 자체도 인증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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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궁극적으로 청정활동 데이터를 탄소 배출권과 연결시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현재 탄소 배출권은 1톤에 4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면 탄소 배출권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등 청정활동을 데이터화 하고 신뢰도 높은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탄소 중립성을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제 블록체인을 활용해 탄소 배출권 사업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