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지난 2일 100주기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3주간의 정비를 마친 후 101주기 운전에 들어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2일 시작한 하나로 101주기 운전을 다음달 20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는 한 주기에 4주간 가동된다. 주기 사이에 2~3주의 정비 기간을 갖는다.
하나로는 원자력연구원이 설계·건조한 열출력 30메가와트(MW)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 이용 등에 다양하게 활용한다. 앞서 하나로는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일까지 100주기 운전을 마쳤다.
하나로의 정상가동으로 소아암치료용 방사성의약품에 쓰이는 'I-131'의 생산도 다시 가능해졌다. 연구원은 앞으로 주당 12큐리(Ci, 1큐리는 라듐 1g의 방사선량)를 하나로에서 정기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소아암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mIBG 국내 수요를 모두 충당하는 양이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산업용 비파괴검사용 선원 'Ir-192'는 이번 101주기에 3만 큐리를 생산하게 된다. 연간 국내 비파괴선원 생산기업 수요인 약 20만 큐리를 전량 충당할 수는 없지만, 향후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국내외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치료용동위원소 'Lu-177'의 생산기술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하나로가 가동정지되면서 해외 연구용 원자로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하나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만큼 동위원소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48건의 중성자빔을 이용한 국내 산학연의 실험이 예정돼있다. 하나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수록 기초연구나 산업기술 개발을 위한 외부 기관의 빔타임 배정 제안은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핵융합로용 재료와 기장연구로용 핵연료의 노내 시험도 100주기에 이어 수행한다.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위한 고밀도 Mo-99 생산용 핵분열성표적(Fission Moly Target)의 노내 시험과 원전 적용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자기출력형 중성자 검출기(SPND) 연소시험도 진행한다.
국내 대도시 유입 미세먼지의 특성 평가를 통한 오염원의 추적을 위해 서울과 대전에서 포집한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내 미량원소 분석 업무도 시작한다.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각광받는 탄화규소(SiC)에 대한 극미량 분석 기술 확립을 위한 연구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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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하나로 101주기 운전 시작 전 정비기간 동안 인공지능(AI) 기반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과거 정상운전 주기의 운전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규칙을 찾아내고, 새로운 운전데이터가 이 규칙을 만족하는 지 확인해 이상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약 200개 이상의 계측 신호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고, 운전원에게 이상상황을 보다 빠르게 예측하고 전달한다"며 "연말까지 시험 운영을 통해 AI 기반 이상탐지 기능을 고도화, 하나로의 운영 효율과 안정성을 한층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