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이름 국민이 직접 짓는다

기상청, ‘우리말 태풍 이름 대국민 공모’…다음 달 5일까지

과학입력 :2021/06/21 06:32

기상청이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우리말 태풍 이름’ 대국민 공모에 나선다.

이번 공모전은 세계기상기구(WMO) 태풍위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140개의 태풍 이름 가운데 지난해 필리핀을 관통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고니(GONI)’를 대체할 태풍 이름을 위해 마련됐다.

기상청 전경

태풍은 다른 자연현상과 달리 이름을 붙여 사용하는데, 같은 지역에 여러 개 태풍이 동시에 생길 수 있어 서로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1999년까지는 미국에서 정한 이름으로 여성 또는 남성 이름을 사용해왔으나 2000년부터는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차례대로 사용하며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태풍위원회 회원국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어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은 총 20개이고, 우리나라 태풍 이름은 특정 지역이나 단체와 연관되지 않기 위해서 발음이 편리한 동·식물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태풍위원회 회원국은 140개의 태풍 이름 가운데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은 해당 이름의 퇴출을 요청할 수 있다. 올해 삭제되는 5개의 이름에 포함된 ‘고니(GONI)’는 2020년 필리핀을 관통해 25명의 사망자와 400여 명의 부상자, 4천억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해 퇴출이 결정됐다.

올해 2월 제53차 총회에서 삭제하기로 결정된 태풍 이름은 린파(LINFA, 몰라베(MOLAVE), 봉퐁(VONGFONG), 고니(GONI), 밤꼬(VAMCO)다.

고니(GONI)를 대체할 태풍 이름은 2022년 2월 말에 열리는 ‘제54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확정된다. 태풍위원회 총회에 제출할 이름을 공모전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담아 선정할 계획이다.

과거 퇴출된 우리말 태풍 이름

태풍 이름 공모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5일 동안 기상청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기상청은 최종 5개의 이름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회원국이 의미나 발음상 사용하기가 부적절하여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선정된 이름 가운데 3개의 후보 이름을 태풍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태풍위원회가 이 중 1개를 최종 결정해 2022년부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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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기상청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후보를 제출, 2006년에는 ‘미리내’, 2007년에는 ‘독수리’가 최종 확정된 바 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태풍 이름 공모는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이 직접 만드는 태풍 이름’이라는 공감대를 조성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해 기상정보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