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업계 3위인 일본 혼다가 판매 부진을 겪는 수소전기차 '클래리티'를 단종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클래리티의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클래리티를 비롯해 미니밴 '오딧세이'와 세단 '레전드' 등의 차종을 생산해온 일본 사야마 공장은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클래리티와 오딧세이, 레전드는 단종된다. 다만, 혼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수소전기차 연구·개발(R&D)은 지속할 방침이다.
닛케이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혼다 내부 관계자는 "수소 인프라 부족에 따른 차량 판매 부진이 단종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높은 가격과 노후화된 모델이 회사가 이들 차종의 판매를 중단하게 된 요인으로 보인다.
혼다는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수소전기차 시장점유율에서 3위를 기록한 업체다. 판매 대수를 비교하면 1~2위와의 격차는 매우 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혼다는 1분기 클래리티 판매 감소로 인해 수소전기차 점유율이 전년 동기 4.5%에서 2.3%로 하락했다.
일본 도요타는 같은 기간 수소전기차 약 2천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49.0%를 기록, 1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수소전기차 1천800대를 판매해 점유율 44.6%를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시장 점유율의 약 90% 점유하는 상황인 만큼, 혼다가 반등의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혼다가 수소전기차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향후 시장에선 현대차와 도요타의 2강 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수소전기차 '미라이' 2세대를 미국과 유럽에 본격 출시하는 등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2021년형 넥쏘(1세대)'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30%에 가까운 판매 성장세를 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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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혼다가 오는 2040년부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만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수소전기차 사업을 정비해 다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한편, 일본 외신들은 클래리티보다는 27년 만에 단종 수순을 밟게 된 오딧세이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매체 쿠루마노뉴스는 "혼다 오딧세이는 버블 경제 붕괴 당시 경영 위기 상황이었던 혼다를 구해낸 모델"이라며 "혼다의 미니밴 라인업에서도 가장 오래된 차량"이라고 소개했다.